(단독)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사 재개 '속도조절'
평택캠퍼스 4공장 PH2·4, 마감공사 2년 뒤로 미뤄
미 테일러 공장에 집중
2024-08-26 14:05:02 2024-08-26 14:55:5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P5(5공장)과 P4(4공장) PH(페이즈)2·4의 마감공사 일정을 2026년으로 미루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신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건설에 집중할 방침입니다. 
 
삼성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26일 "삼성전자가 P5 등에 소요되는 자금 심사를 지난 7월에 거절하면서 5공장과 4공장 공사 재개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PH1은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으로 마무리하고 있고, 조만간 가동 소식이 날 것"이라며 "PH3은 공사 중으로 추석 이후 전기 등 설비 파트가 본격적으로 투입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삼성전자 제공)
 
또 다른 관계자는 "4공장 페이즈 2·4 마감공사를 2026년으로 미룬 것으로 안다"며 "페이즈 2의 경우 내년 1~2월에 마감공사를 할 것으로 결정이 났는데 워낙 일정이 자주 바뀌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페이즈 4는 아예 텅 빈 상태로, 여기에 대한 계획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5기 공사는 내년 1~2월 재개라는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기초 공사는 준비가 돼있기에 재개하려면 3개월 정도면 가능하다. 현장에서는 넉넉잡아 2026년 재개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마감공사는 내부 생산라인을 D램으로 할지, 낸드플래시로 할지, 파운드리로 할지 등을 결정해서 공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마감공사를 최대한 늦추면서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 반도체 시장의 변동성은 줄이면서 수익성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확인 불가"라고 했습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내부 공사에 속도조절을 하는 대신 테일러 공장 완공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테일러 공장은 지난 2022년 상반기 착공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공사 진행률은 60%가량 추정됩니다. 테일러 팹은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170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자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칩스법(Chips Act·반도체지원법) 지원을 받을 예정인 가운데, 일각에선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지급 축소 등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미국이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다"며 보조금 지급에 따른 추가 대가를 요구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월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보조금을 안 준다면 투자 전략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불확실성이 증대돼 우리의 행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테일러시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미 정부로부터 보조금 64억달러(약8조8500억원)를 지원받는 예비협약을 상무부와 체결한 바 있습니다. 미 대선에 따라 미국 내 반도체 팹을 짓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반도체 지형이 출렁일 가능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로서도 미 대선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 대선을 앞두고 삼성은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로비 자금을 지출하고 있다"며 "대선에 관계없이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특히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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