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고객 잡기 열풍, 인뱅은 예외
케이뱅크·카카오뱅크 가입조차 불가
"금융범죄 악용 우려 여전"
2024-08-16 14:45:54 2024-08-19 07:55:08
 
[뉴스토마토 민경연 기자] 시중은행이 외국인 대상 비대면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는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대부분은 외국인의 가입을 원천 차단하는 상황입니다. 신원 확인 안정성이 떨어지는 데다 대포통장 등 금융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중에는 토스뱅크가 유일하게 외국인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5월부터 국내 거주 외국인에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계좌를 개설한 외국인 고객은 내국인 고객과 차별 없이 비대면 뱅킹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323410)의 경우 외국인 가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들 인터넷은행은 외국인 서비스 확대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외국인 계좌 개설 시스템이 안정 단계가 아닌 데다 대포통장 등 금융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100% 비대면으로 금융 거래가 이뤄지는 인터넷은행 특성상 보다 안전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따져봐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시중은행의 경우 최근 외국인 고객 서비스를 잇따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 6월부터 기존 거래가 없던 해외 국적자도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비대면으로 계좌 개설과 인터넷뱅킹 가입이 가능할 수 있게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신한은행의 경우 비대면 계좌 개설 뿐만 아니라 체크카드까지 발급할 수 있습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외국인 대상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 시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지난해 9월부터 '외국인 등록증 진위확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점포에 반드시 들러야만 계좌를 만들 수 있는 불편을 개선하기 위한 것입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비대면 외국인 계좌개설 서비스도 이 진위확인 서비스를 활용해 이뤄진 것입니다. 
 
외국인 고객은 언어 장벽을 비롯해 신분 증명의 어려움 등으로 은행의 금융서비스로부터 소외돼 왔습니다. 특히 신분 증빙 과정에서 반드시 점포에 방문해야 하는 등 비대면 금융 접근성에 대한 어려움이 컸습니다.
 
디지털 전문을 내세운 인터넷은행이 금융소외층으로 분류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5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서비스를 앞으로 확장해야 할 사업 영역으로 보고 있다"며 "포용금융 차원에서도 서비스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지난해 말 기준 250만명을 넘어섬에 따라 외국인 대상 비대면 금융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경연 기자 competiti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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