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후보에 심우정 차관…윤 대통령, '검찰조직 안정화' 방점
심 후보자, 중앙저검 형사1부장, 법무부 기조실장 지낸 '기획통'
지명 후 기자회견서 "검찰이 국민신뢰를 얻도록 최선 다하겠다"
2024-08-11 20:32:26 2024-08-11 20:53:31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심우정 법무부 차관(사법연수원 26기)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습니다. 심 후보자는 기획통으로 꼽힙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조직이 '총장 패싱' 논란 등으로 안팎에서 흔들린다고 판단,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심 후보자를 지명한 걸로 풀이됩니다. 대통령실은 심 후보자에 관해 "합리적 리더십으로 검찰 구성원들의 신망이 두텁다"며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고 검찰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할 적임자"라고 했습니다. 심 후보자는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오후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습니다. 심 후보자는 충청남도 공주 출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36회에 합격했습니다. 이후 2000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임관, 대검 범죄정보 2담당관과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중앙지검 형사1부장 등을 지냈습니다. 또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서울동부지검장, 인천지검장,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거쳐 지난 1월부터 법무부 차관에 재임 중입니다. 기획통으로 꼽힙니다. 심 후보자는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의 장남이기도 합니다.
 
특히 심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습니다. 2016년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활동했고, 2017년엔 윤 대통령이 당시 중앙지검장을 맡고 있을 때 형사 1부장으로 재직하면서 합을 맞춘 바 있습니다.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가 11일 과천 법무부 청사 앞에서 소감을 밝힌 뒤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차기 검찰총장으로 심 후보자를 지명한 것에 관해 "법무·검찰의 주요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왔으며,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검찰 구성원들의 신망이 두텁고, 형사절차 및 검찰 제도에 대한 높은 식견과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며 "향후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헌법과 법치주의, 수호, 국민 보호라는 검찰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7일 이원석 검찰총장 후임으로 심 후보자와 함께 임관혁 서울고검장, 신자용 대검찰청 차장검사, 이진동 대구고검장을 추천한 바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심 후보자가 지명됐습니다.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이 차기 검찰총장으로 심 후보자를 지명한 건 검찰조직의 안정화에 가장 큰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검찰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의혹 수사를 둘러싸고 이 총장을 중심으로 한 대검찰청, 이창수 중앙지검장을 정점으로 한 수사팀이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중앙지검 수사팀은 김 여사를 비공개 장소에서 조사했는데, 사전에 이 총장에게는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이 총장이 대검을 통해 수사팀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이창수 지검장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까지 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검찰에 대한 공세가 늘었습니다. 우선 민주당은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등 검사 4명에 대해 탄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은 연내 검찰개혁 추진을 목표로 검찰을 강하게 압박하는 중입니다. 안팎에서 검찰조직이 흔들리는 탓에 일선 검사들의 동요도 심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를 의식한 듯 심 후보자는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엄중한 시기에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건희 여사 수사에 관한 특혜 논란에 대해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다만 검찰 구성원들이 법과 원칙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습니다.
 
또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관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것엔 "오늘 지명 받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앞으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전·현직 영부인 사건을 어떻게 지휘할 것인지에 대해선 "증거와 법리에 따라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구성원을 잘 이끌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혜도 성역도 없다'는 이원석 총장의 발언에 관해선서 "어떠한 수사에 있어서도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 건 당연하다"며 "(이 총장과) 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 검찰 구성원들이 앞으로 그런 믿음을 갖고 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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