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진단)상반기와 다른 하반기, "공모주 투자 신중해야"
케이뱅크 등 하반기 대어급 IPO 잇따라
수요예측 '과열' 국면…'옥석 가리기' 필요
2024-07-17 15:39:01 2024-07-18 08:18:37
[뉴스토마토 박준형·김보연 기자]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흥행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를 비롯해 롯데글로벌로지스, MNC솔루션 등 조 단위 대어급 IPO가 대기 중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하반기 대어들의 IPO 추진이 지속할 것으로 보면서도 기관투자자들의 수요 예측 과열 국면이 이어지는 만큼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마무리한 산일전기는 이날 공모가를 확정하고 18일부터 19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나섭니다. 산일전기의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2만4000~3만원입니다. 밴드 최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9133억원으로 사장 첫날 주가에 따라 조단위 입성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습니다.
 
산일전기는 특수변압기 및 전력기기 제조사로, 송배전 전력망, EV충전소 및 데이터센터 등에 다양한 변압기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 등 전방산업 호황으로 변압기 등 관련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산일전기 IPO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다만 구주 매출 및 유통 물량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산일전기 공모주 760만주 가운데 110만주(14.5%)는 구주매출 입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20.5%(약 623만주), 1868억원(상단 기준)으로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하반기 IPO 최대어로는 케이뱅크가 꼽힙니다. 케이뱅크는 앞서 지난 2022년 상장예비인가를 받았지만, 당시 주식시장 침체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선 케이뱅크가 올해 IPO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스피지수가 2800선을 회복하고 증시 유동자금이 증가하는 등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입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습니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3개사이며, 예상 기업가치는 5조원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대기업 계열사 IPO도 잇따를 예정입니다. 롯데그룹 물류업체 롯데글로벌로지스와 LS그룹 전기차 충전소 계열사 LS이링크가 하반기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LS그룹의 전기차 충전소 자회사 LS이링크은 하반기 신청서 제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며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내년 4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합니다. 2대 주주(14.18%)인 엘엘에이치가 풋옵션(매수청구권)을 발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건은 기업가치입니다. 풋옵션 행사가격보다 공모가가 낮으면 엘엘에이치에 차액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풋옵션 행사가격을 고려한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선정했으며, 하반기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입니다. 
 
이밖에 방산기업 MNC솔루션, 에너지저장장치(ESS) 솔루션 기업 에이스엔지니어링,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 등도 연내 유가증권 IPO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대어들의 IPO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박종선 연구원은 “HD현대마린솔루션, 에이피알 등 대어급 IPO 성공으로 대어급 IPO 추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IPO 추진하고 있는 기업의 성공여부 및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대어급 기업의 추가 상장 추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기관투자자들은 자금모집을 위해서라도 수요예측에서 높은 가격을 써내 최대한 많은 물량을 배정받아야 하는데 가격이 비싸다보니 개인투자자들은 안들어오고 상장 첫날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하반기 변수가 많겠지만, 당장 IPO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권승택 하나증권 주식자본시장(ECM)본부장은 "최근 미 총격 사건 등으로 인해 투심 위축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지난해처럼 무리하게 따라가는 추격 매수는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하반기 시장이 조금 주춤할 것 같으나 미 대선 후보들이 언급하는 종목들에 등락 힌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유승창 KB증권 ECM 본부장도 "하반기 시장을 너무 나쁘게 볼 필요는 없지만 선별적으로 될 곳과 안 될 곳을 특례성장보단 수익성이나 성장성을 바탕으로 분석한 후 투자해야 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론 우주항공, 방산 AI반도체 등 업종에서 견조한 실적을 이끌어가고 있는 회사를 눈여겨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프트업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 (사진=한국거래소)
 
박준형·김보연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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