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흥망성쇠)②뾰족한 수 없다…"내수침체 고비부터 넘겨야"
온라인 시대 살 길 찾는 오프라인
백화점은 체험 매장·마트는 식품에 초점
진짜 위기는 소비 둔화…생존 급선무
2024-06-21 16:44:28 2024-06-21 16:46:24
 
[뉴스토마토 김성은·이지유 기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시대 돌파구를 찾아 헤매고 있지만 이렇다 할 방법은 없는 상황입니다. 백화점은 체험형 매장을 늘리고, 대형마트는 식료품을 강화하며 체질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다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서비스를 강화함에 따라 소비자의 이동은 멈추지 않는 모습입니다. 무엇보다 고물가 기조에 소비 자체가 둔화한 점은 온라인의 위협보다 더 큰 위기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소비자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기 위해 '공간 경쟁력'과 '콘텐츠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백화점의 경우 일반 판매 매장 대신 팝업스토어 등 체험형 콘텐츠가 있는 공간을 늘리고, 새로운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체험 소비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소비자들에게 오프라인 시설을 통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 중요해졌다"며 "매장 구성과 상품 기획에 대한 차별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단순 판매시설에 불과했던 백화점은 쇼핑과 놀이 공간을 함께 마련한 '복합 쇼핑몰'로 전환하는 추세입니다. 올해 초 롯데백화점은 쇼핑몰사업본부를 신설한데 이어 롯데몰 수원점을 백화점과 쇼핑몰의 강점을 결합한 프리미엄 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원'으로 새단장해 선보였습니다.
 
대형마트는 식재료와 즉석 조리 식품 등 먹거리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아직 먹거리는 눈으로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만큼 오프라인의 강점으로 꼽힙니다.
 
이에 업계는 매장 대부분을 식품으로 채우는 특화 매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먹거리를 전면에 배치한 메가푸드마켓을 28호점까지 늘렸습니다. 롯데마트는 점포 90%를 식료품으로 채운 '그랑 그로서리' 매장을 은평점에 도입했으며, 이를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기존과 완전히 다른 매장을 선보여 새로움을 더하고, 신선식품 위주로 상품 구성을 강화해 소비자들을 다시 매장으로 이끌어내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새로 리뉴얼한 서울 은평구 롯데마트 그랑 그로서리 은평 모습. (사진=뉴시스)
 
온라인이 오프라인 상회하는 흐름 계속
 
이 같은 변화로 일부 매장은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미 온라인에 익숙해진 유통업계 소비 흐름을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온라인 유통 매출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서비스·기타 부문의 성장세 유지와 글로벌 커머스 대응을 위한 경쟁체제 심화, 식품과 일부 제품군의 이동 가속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온라인 매출 비중은 이미 50%를 상회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소비의 추세를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규모를 줄이고 온라인 부문 투자를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은 인프라 조성과 인건비, 유지비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점포 확장 시 물론 매출 창출 효과가 있지만 인건비 증가와 물류망 유지에 드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온라인에 맞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는 오프라인 업계는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온오프라인 경쟁 이전에 내수침체 고비부터 넘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의 성장과 고물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로 오프라인 매장 객수가 줄어드는 등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상품 개발 비용이나 인프라 유지비 등의 비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김성은·이지유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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