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물가의 악순환…주머니 부담에 외식·장보기 겁나
취임 2주년 윤 대통령 "물가잡기 역량 총동원"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외식·가공 물가 오름세로
김 도매가격도 평년 대비 59% 급등세
"물가 쉽게 잡히지 않아…당분간 고물가"
2024-05-09 16:43:11 2024-05-09 21:46:47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할인 지원·할당관세'로 장바구니 물가를 잡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연쇄적 고물가 반응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은 외식물가·가공식품 물가 오름세로 이어져 이미 높아진 체감 물가는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를 잡는데 시일이 소요되고 한번 오른 외식·가공식품을 낮추기 어려운 문제도 한계로 지목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농수산물 등 장바구니 물가는 몇백억원 정도 투입해 할인 지원하고 수입품에 대해선 할당관세를 운용하면 잡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장바구니 물가는 모든 경제부처가 달라붙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물가를잡는데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확인한 9일 기준 마른김(10장)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0000원으로 이는 평년(923원) 대비 38.14% 급등한 가격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서민 김마저 '들썩'
 
하지만 이런 정부의 의지와는 별개로 과일·채소류에 이어 일부 수산물까지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된 '김'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확인한 9일 기준 마른김(10장)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1295원입니다. 이는 평년(923원) 대비 38.14% 급등한 가격입니다. 전년(1017원)과 비교해도 25.37% 올랐습니다. 
 
김 소매가격은 올해 1월부터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1월 2일 기준 가격은 1040원으로 집계됐으나, 2월 1일 1099원으로 5% 올랐습니다. 한달뒤인 3월 4일엔 1% 오른 1112원을 기록했으며, 4월 1일엔 10% 증가한 1229원으로 조사됐습니다. 매달 적게는 1%에서 많게는 10%가량 가격이 증가한 셈입니다.
 
도매가격(중도매인 판매가격)도 급등했습니다. 최근 마른김(1속) 도매가격은 평년 대비 2배 이상 높은 금액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기준 마른김 가격은 1만600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평년(6270원) 대비 69.6% 올랐으며, 전년(6660원) 대비 59.16% 급등했습니다. 
 
마른김 도매가격은 불과 두달 전까지만 해도 8000원을 하회했습니다. 3월 4일 기준 7960원이었으나 한달만에 1만원을 넘어섰습니다. 4월 1일 기준 김 가격은 1만360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에도 소폭 상승하면서 1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 가격 상승은 서민음식인 '김밥' 가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서 확인한 올해 3월 기준 김밥 가격은 서울 기준 3323원이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3123원) 보다 6% 증가한 금액입니다.
 
외식물가 상승률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3%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2.9%)보다 높았습니다. 외식물가가 전체물가를 웃도는 건 2021년 6월부터 35개월째입니다. 
 
특히 고공행진하는 물가에 임금상승률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질임금은 하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해 실질임금은 355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하락했습니다. 최저임금이 상승했지만 임금 상승폭보다 물가 상승폭이 더 컸기에 실질임금이 줄어든 것입니다. 결국 서민들의 주머니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5월 8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할당관세·참외 납품지원 단가 등 추진
 
급등한 김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는 마른김·조미김 수입 관세를 낮추는 '할당관세'를 시행합니다. 김 수출량 증가에 따른 재고 부족으로 김 도소매 가격이 상승해 올해 생상물량이 나오기 전까지 김 가격을 안정화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이달 10일부터 9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마른김 700톤(기본관세 20%)과 조미김 125톤(기본관세 8%)에 한해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습니다.
 
김 가공업계에는 김 시장 안정화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이날 열린 주요 마른김 가공업체 8곳과 전남도청, 충남도청 등 유관기관 간담회에서는 마른김 업계가 겪고 있는 원초가격, 경영비 상승 문제 등이 논의됐습니다.
 
아울러 물김 생산이 시작되기 전까지 일부 업체의 유통시장 교란 행위가 포착될 경우 신속 조사에도 나섭니다. 김 물량을 일부러 풀지 않는 등의 불공정한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매월 둘째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전통시장 가는 날'로 정해 전국 전통시장에 농산물 납품단가 지원을 추진합니다. 5월 제철 농산물인 참외에 대한 납품단가 지원은 이달 10일부터 12일까지 전국 전통시장 25곳을 대상으로 정했습니다.
 
참외 주산지인 성주의 성주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은 22만5000톤의 참외를 전통시장으로 직접 공급합니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농식품부 납품단가 지원(2000원/kg당)을 받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농축수산물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오르고 있는데, 이는 외식이나 가공식품 물가와 연동된다"며 "정부가 농축수산물 물가 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한 번 오른 외식, 가공물가가 잡히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농수산물 등 장바구니 물가는 몇백억원 정도 투입해 할인 지원하고 수입품에 대해선 할당관세를 운용하면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