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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부 2년)62위까지 추락…짓밟힌 언론자유
대통령실, 전용기 탑승 불허부터 압수수색까지…"역대 최악"
2024-05-07 18:14:45 2024-05-07 18:15:08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임 민정수석에 임명한 김주현 전 법무차관을 소개하기 위해 브리핑실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한 지난 2년 동안 '언론의 자유'는 사실상 봉쇄당했습니다.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 역시 수직 낙하하면서 "역대 최악의 언론관"이라는 비판까지 나옵니다. 
 
1년 새 '15단계' 하락…예고된 '비극'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 세계 언론 자유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자유 순위는 108개 나라 중 62위를 기록했습니다. RSF는 전 세계 언론 자유 환경을 평가해 '좋음', '양호함', '문제 있음', '나쁨', '매우 나쁨'으로 분류하는데요. 한국은 지난해 47위를 기록하며 '양호함' 그룹에 속했으나 올해 세 번째 그룹인 '문제 있음'으로 내려왔습니다.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는 지난 2006년 노무현정부 시절 역대 최고 기록인 31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후 2009년 이명박정부 때 69위로 하락했으며 2016년 박근혜정부 당시 70위까지 하락했습니다. 문재인정부(2018~2022년) 땐 41위에서 43위를 오갔습니다. 
 
RFS는 "한국의 몇몇 언론사들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 위협을 받았다"고 지적했는데요. 윤 대통령의 언론사 취재활동 제재는 취임 초기부터 시작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11월 '바이든-날리면' 보도를 문제 삼아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했습니다.  
 
당시 <MBC>는 그해 9월 미국 뉴욕 순방 중 윤 대통령이 참모진과 함께 이동하며 한 발언을 보도하며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았습니다. 법원은 이에 대해 지난 1월 1심에서 <MBC>의 보도가 허위라고 판결했습니다.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지난달 15일 <MBC>에 과징금 3000만원을 부과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이후 대통령실은 지난해 2월3일 무속인 천공(본명 이천공)의 대통령실 관저 이전 개입 의혹을 보도한 본지 기자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이후 대통령실은 본지 기자의 출입기자 교체 신청을 보류하다가 지난 1월 출입기자 등록 소멸을 통보했습니다. 
 
이외에도 검찰은 '대선 가짜 뉴스 의혹을 수사하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와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 자택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검찰은 김 대표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인터뷰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 <뉴스버스>는 지난 대선 전인 2021년 10월 당시 윤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장동 민간사업자 중 한 명인 조우형씨의 사건을 무마해 줬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윤' KBS 사장부터 '입틀막' 방심위까지"방송장악 노골화"
 
윤 대통령의 방송장악 시도는 박민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임명으로 이어졌는데요.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야당의 반대 속에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의 <KBS> 사장 임명을 재가했습니다. 당시 야권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공영방송의 대표로서 부적절한 인사라는 지적을 했는데요. 
 
박 사장은 취임 직후 그간 여당의 비판적 보도들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박 사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을 지냈으며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과는 서울대 정치학과 선후배 관계입니다. 
 
여기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심위원들의 회의 중 발언 시간을 위원장이 정할 수 있는 내용의 규칙 개정을 추진 중인데요. 여야 추천 방심위원 수가 6대 2인 상황에서 야권이 추천한 위원들에게 '입틀막'(입을 틀어 막음)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정부의 방송장악이 노골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 정부의 언론 장악은 민주화 이후 역대 최악이다. 노골적인 방송 장악"이라며 "국민을 대신해서 묻는다는 점은 언론이 갖고 있는 고유한 영역이다. 만약 잘못 보도된다면 정정을 요구하면 될 것을 전용기 탑승 불허 등으로 제재를 가하는가"라고 꼬집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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