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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민희진 대표, '주술 경영' 정황 발견"
채용부터 경영사항까지 여성 무속인이 코치
2024-04-25 15:03:41 2024-04-25 15:03:41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인사, 채용 등 주요한 회사 경영사항을 여성 무속인에게 코치받아 이행해 왔다고 하이브(352820)가 25일 밝혔습니다.  
 
하이브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키로 한 민희진 대표가 자신의 가까운 친지가 접신했다고 하는 무속인과 나눈 장문의 대화록을 포렌식을 통해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이브는 이 무속인이 민 대표의 가까운 친족이 혼령으로 접신한 상태라며 민 대표와 카카오톡으로 경영 전반을 코치해왔다는 입장입니다. 
 
하이브에 따르면 무속인은 2021년 대화에서 민 대표에게 “3년 만에 회사를 가져오라”고 조언합니다. 민 대표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안, 스톡옵션, 신규 레이블 설립 방안 등을 무속인에게 검토받았다고 하는데요. 실제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인 시점이 무당이 코치한 시점과 일치한다는 게 하이브 측 주장입니다. 민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하이브 주식의 매도 시점도 무속인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병역 이행 문제에 대해서도 무속인과 의견을 나눴다는데요. 민 대표가 “BTS 군대 갈까 안 갈까”라고 묻자 무속인은 “가겠다”라고 답했다는 설명입니다. 민 대표는 “걔들이 없는 게 나한테 이득일 거 같다"는 말도 했다는 전언입니다.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깊이 개입하면서 인사관련 비위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확인된 비위는 인사청탁 및 인사이동 정보유출, 입사 지원자의 개인정보 유출 등인데요. 무속인은 손님 중 하나인 박 모씨의 입사지원서를 민 대표의 개인 이메일로 전달했고, 민 대표는 부대표 신 모씨를 통해 박씨에 대한 채용 전형을 진행했다는 겁니다.
 
면접 절차가 진행 중인 지원자들에 대한 평가도 무속인과 함께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무속인이 긍정 평가를 내놓은 지원자들은 대부분 채용 전형에 합격, 일부는 어도어에 재직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타 부서에 재직 중이던 일부 하이브 직원들의 전환배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대상자들의 신상 정보를 무속인과 공유하며 함께 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민 대표와 무속인이 하이브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주술 활동을 한 대목도 등장한다는 주장입니다. 무속인이 민 대표 자택으로 ‘머리 모양으로 빚은’ 떡을 보낸다고 하자 민 대표는 “이거 먹음 애새끼들 좀 트이냐 어떤 도움이 있지”라고 묻자 “아주 많이 정신차림”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경영진에 대한 비하 발언도 등장하는데요.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해 민 대표는 “아니 기본기가 너무 없고 순전히 모방, 베끼기”라고 하자 무속인은 “베껴도 돈 되게 하니까 배워”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도어라는 사명에 대해서도 무속인의 검토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당초 올조이와 어도어 두 가지 이름을 놓고 고민하던 민 대표는 무속인에게 여러차례 문의를 했고, 무속인이 어도어가 낫다고 하자 곧바로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무속인을 상대로 자신들이 육성할 연습생들에 대한 비하 발언도 일삼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 연습생을 놓고 민 대표가 “바보들이 설마 내말은 잘듣겠지 기어먹는 애들은 없겠지?”라고 묻자 무속인은 “읎어”라고 답변했습니다. 
 
대화록에 따르면 민 대표는 강남 역삼동에 소재한 M무속업소의 ‘지영님0814’를 2017년 이전부터 알게됐습니다. M무속업소는 2021년 8월 M파트너스라는 법인을 출범시킨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무속인은 이 법인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습니다. 이 업체 대표이사 이씨는 같은 이름의 M컨설팅이라는 이름의 용역업체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M컨설팅은 민 대표의 개인 작업실 청소용역 관련 비용을 어도어에 청구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이브는 “밝힐 수 없는 범죄행위를 포함해 더 이상 경영활동을 맡기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들이 계속 발견되는데도 민 대표가 해임요구 등에 일체 응하지 않아 어도어 경영 정상화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이브 외관(사진=연합뉴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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