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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공포 언제까지
이스라엘, 이란 공격에 한 단계 높아진 지정학적 리스크
당분간 변동성 확대…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축
과도한 불안감 해소 필요…3월 PCE 발표 후 정상화 기대
2024-04-19 17:57:47 2024-04-19 19:50:53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에 이어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를 공격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외 리스크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코스피, 장중 최대 낙폭 기록…과도한 불안감에 투심 악화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2.84포인트(1.63%) 하락한 2591.86에 마감했습니다. 장중 한때 코스피는 3.08%까지 하락하며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장중 낙폭을 축소하긴 했으나, 변동성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연준 이사의 매파적 발언 등으로 불안감이 극도로 커지면서 장중 낙폭이 확대됐습니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미국 연준은 올해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일부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했습니다. 여기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소식까지 겹치면서 증시 하방 압력을 키웠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지의 악재가 아닌 알려진 악재의 범주를 넘어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주가가 과도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것도 증시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입니다. 올 들어 미국의 물가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2~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2%, 3.5%를 기록해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2%)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전날 워싱턴DC의 한 행사장에서 "목표 물가 달성을 위해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면 분명히 그렇게 하고 싶을 것"이라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앞서 파월 연준 의장도 "인플레이션이 2%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존 기대보다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 후퇴와 함께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 단계 높아진 점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극단적 상황 가능성 낮아…3월 PCE 발표 후 정상화 기대
 
과도한 불한심리로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정상화 시점에 대비한 ‘저점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동 이슈는 여전히 불안하지만, 이란과 이스라엘 양국 모두 미국에 사전 통보했고, 공격도 핵심 시설엔 공격하지 않는 등 극단적인 상황까지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관련 이슈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오는 26일 미국의 3월 PCE 발표를 확인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실망감이 안도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3월 헤드라인 개인소비지출(PCE)는 2월 2.5%에서 2.6%로 반등했지만, 핵심 개인소비지출(Core PCE)은 2월 2.8%에서 2.7%로 둔화가 예상돼 PCE 반등폭이 제한됐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괴롭혀왔던 불확실성 변수들을 선반영해왔다”면서 “3월 PCE 발표 이후 과도했던 불안심리를 해소하고 채권금리, 달러화 안정 등 정상화 국면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 재확산 등 리스크에 대비해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업종 등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지수 레벨대는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위험이 완전히 안정되지는 않은 만큼 방어적인 포지션을 유지한 상태로 시장에 대응해야 하는 구간으로 보인다”면서 “비경기민감 업종 중에서도 연간 이익 모멘텀은 약하지만 1분기 이익 모멘텀은 양호한 필수소비재, 호텔레저, 화장품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가운데,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소식이 겹치면서 국대 증시가 패닉셀링 장세를 보였다. 사진은 이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 건물벽에 걸린 반이스라엘 현수막 앞 시위대 모습.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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