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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5차 중동 전쟁 위기에 전방위 긴장감
정유업계, 원유 가격 상승으로 수요 위축 가능성
전자업계, 인텔 팹28 변수…해운업계,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촉각
자동차업계, 이스라엘 점유율 1위로 예의주시중
2024-04-15 13:29:12 2024-04-15 16:33:18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으로 5차 중동 전쟁 위기에 따른 산업계 전반적인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정유·전자·자동차·해운·항공 등 산업계는 중동 리스크 확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국제 유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유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동은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1 가량을 담당하고 있어 사태 확산에 따라 유가가 출렁일 수 있습니다. 원유 가격에 영향을 받는 정유업계는 장기적으로 정유사의 정제 마진이 하락하는 악영향을 겪을 수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수요 부진 등의 타격도 입을 가능성이 큽니다.
 
부산항에 입항하는 컨테이너선.(사진=연합뉴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국내 전체로 본다면 원가 경쟁력이 희석된다거나 물가 상승이 있을 수가 있다"며 "유가가 단기간에 급격히 오르면 소비 위축을 낳을 수 있고, 마진이 축소되면 결국 경영 활동에는 악영향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전자업계의 경우 이스라엘에 있는 인텔의 '팹28'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전담 생산기지인 팹28은 이스라엘 남부 키랴트가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충돌이 확전될 경우 인텔이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연쇄적인 리스크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인텔은 서버용 CPU 시장 1위로 올해 점유율이 71%에 달합니다. PC와 서버에 들어가는 CPU를 생산해 공급하는데, 현재 이스라엘 팹에서 생산 중인 CPU는 D램 제품인 DDR4와 DDR5를 지원합니다. 이 경우 PC나 서버에 D램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수요 급등으로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중동발 리스크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단 얘기입니다.
 
자동차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 중입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사태가 장기전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사태가 본격화할 경우 현지 판매에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조선과 해운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해상 무역로로,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등을 가려면 거쳐야 하는 해협입니다. HMM이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벌크선 운항이 잦은 곳이기도 합니다. 조선업계는 사태 확산에 따른 유가 상승과 해운 운임 증가에 따른 악영향이 뒷따를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해 2080만b/d(2022년 기준)의 물동량을 감당하는 핵심 해상 수송로로, 글로벌 해상 석유 수송량과 석유 소비의 28%, 21%를 차지한다"며 "만약 봉쇄가 발생하는 경우 심각한 공급 차질과 유가 급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항공업계는 국적 항공사들이 이스라엘이나 이란 영공을 비행하지는 않아 유럽 노선 운항에 별다른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대한항공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동행 직항 노선을 운행했으나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발발 이후 운항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고환율과 고물가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도 중동사태 전개를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점검회의'를 열어 "향후 사태 전개 양상 등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커질 수 있다"며 상황별 대응계획 재점검을 지시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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