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투표율 67.0%…32년 만에 최고치
지난 총선 대비 0.8%p 높아…'마의 70%'에는 못 미쳐
"선거 관심 역대급"…정권심판 여론 작용한 듯
2024-04-10 20:30:35 2024-04-11 00:51:4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의 최종 투표율이 32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정권심판론'과 '이·조심판론'이 팽팽히 맞붙으며 양당 모두 적극적인 투표를 독려한 덕분입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총선 개표소에 투표함이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0일 본투표가 진행된 22대 총선 투표율은 잠정 67.0%(최종투표율은 개표완료 뒤 확정)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중 2966만1953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인데요. 지난 21대 총선의 66.2%에서 0.8%포인트 높아진 수치입니다. 지난 1992년 치러진 14대 총선(7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합니다.
 
지역별로는 세종특별자치시가 70.2%로 유일하게 70%를 넘기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 외에 서울(69.3%), 전라남도(69.0%) 등도 70%에 육박하는 투표율을 달성했습니다. 반면 제주가 62.2%로 가장 참여율이 저조했습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울산(68.6%), 세종(68.5%), 서울(68.1%) 등이 투표율 상위권을, 충남(62.4%), 제주(62.9%), 인천(63.2%) 등이 하위권을 형성한 바 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전초등학교에 설치된 잠실본동 제4,5,6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전만해도 이번 선거 투표율은 지난 총선보다 1%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오전 6시 전국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된 투표는 첫 번째 집계 시점인 오전 7시 기준 1.8%로 나타났는데요. 지난 총선때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치입니다. 오전 9시 기준으로는 투표율이 6.9%를 기록, 지난 선거와의 격차가 1.1%포인트까지 확대됐습니다. 
 
이 같은 추세는 정오까지 이어지다 사전투표 결과가 합산되는 오후 1시부터 뒤집어졌습니다. 오후 1시 기준 투표율은 53.4%로 21대 총선(49.7%) 당시보다 3.7%포인트 높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 수록 투표율 격차는 좁혀졌고, '마의 70%'는 넘지 못한 채 투표가 마감됐습니다. 
 
'문민정부' 출범 후 가장 높아…여야, 선거 독려 '한 목소리' 
 
그럼에도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역대급'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앞서 사전투표 종료 후 전문가들이 예측한 수치와도 비슷한 수준인데요. 당시 복수의 정치평론가들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역대급으로 높았다"며 "최종 투표율은 지난 총선과 비슷하거나 최대 2~3%포인트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0일 오전 유권자들이 서울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4투표소에서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까지 적극적인 투표를 독려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고령층 유권자 비율의 증가 등으로 여당인 국민의힘 역시 높은 투표율이 자신들에게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주장한 '정권심판론'이 보다 많은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끈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도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내세우긴 했지만, 대체로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 성격이 짙은 선거의 특성상 윤석열정부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투표에 임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이날 오후까지 "한 표가 대세를 가른다", "한 표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재차 메시지를 남기며 "뒷심 부족으로 (지난 대선의) 0.7%포인트 패배를 반복해선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재외국민·사전투표 '역대 최고'
 
이번 총선의 최종 투표율이 3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재외국민 투표율과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을 때 어느 정도 예견 가능했습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세계 115개국 220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재외국민 투표는 62.8%의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전체 14만7989명의 재외유권자 중 9만2923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2012년 재외국민 투표 도입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어 지난 5~6일 양일간 진행된 사전투표까지 총 1384만9043명이 투표를 마쳤습니다. 사전투표율은 31.3%로 4년 전의 21대 총선(26.7%) 대비 4.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사전투표가 처음 적용됐던 20대 총선(12.2%)에서는 2.5배나 뛰었습니다. 
 
특히 사전투표에서는 격전지로 분류되는 곳일 수록 투표율이 높게 집계됐습니다. 승패의 키를 쥐고 있는 중도층이 다수 포진한 서울의 투표율이 32.6%로 전국 평균치를 상회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한강벨트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동작의 사전투표율은 지난 총선대비 6.3%포인트 증가한  35.8%로 종로(36.1%)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은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경기도의 경우 성남시 분당구의 사전투표율이 33.9%로 가장 높았습니다. 지난 총선대비로도 5.7%포인트 상승한 것인데요. 분당갑에서는 이광재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현역)가, 분당을에서는 김병욱 민주당 후보(현역)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어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천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의 이른바 '명룡 대전'이 펼쳐진 계양구의 사전투표율이 31%로 지난 총선(24.3%)보다 6.7% 뛰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