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아이티엠반도체, 본업 부진에 재무부담 악화…'좀비기업' 전락
이자보상배율 3년 연속 1배 미만 기록 한계 기업
본업인 보호회로패키지 사업 실적 난항
신사업 전자담배 매출 78% 증가 눈길
2024-03-22 06:00:00 2024-03-22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17:0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아이티엠반도체(084850)가 전자담배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매출이 2배 가까이 확대됐지만, 지난해 스마트폰 업황 악화로 본업인 보호회로패키지(PMP) 실적이 부진해 재무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적자가 지속되며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배를 넘지 못해 한계기업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전락한 가운데 높아진 부채비율과 부족한 현금 유동성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은 자체적인 생존능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2차전지 보호회로 사업 부진에 전자담배 비중 '확대'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티엠반도체는 지난해 매출은 5805억원을 기록해 2022년 6335억원 대비 8.4% 감소한 반면, 영업손실은 149억원을 기록해 2022년 162억원 대비 7.9% 줄었다. 연구개발비를 2022년 170억원에서 지난해 133억원으로 21.76% 줄이면서 판관비를 효율화한 덕분이다.
 
지난해 아이티엠반도체 매출이 감소한 것은 본업인 2차전지 보호회로패키지(PMP) 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PMP 매출은 2022년 4901억원에서 2023년 3906억원으로 1000억원 가까이 축소됐다. PMP는 스마트폰과 무선이어폰 등 IT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만큼 스마트폰 수요 감소에 영향을 받는다. 시장조사기업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1억4200만대가량으로 최근 11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아이티엠반도체에서 PMP 매출 비중도 줄고 있다. 지난해 PMP 매출 비중은 67.3%를 차지했지만, 2021년 매출 비중이 77.8%였던 것과 비교하면 10% 이상 줄어든 수치다.
 
또한 지난 2022년 시작한 전자담배 사업에서 사업 개시 2년 만에 2배가량 매출을 올리며 실적에 기여했다. 사업 시작 당시만 해도 520억원이던 전자담배 부문 매출은 지난해 960억원으로 77.78% 증가하며 매출 비중은 16.5%를 차지했다. 아이티엠반도체의 본업으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보호회로패키지(PMP)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내고 있는 것이다. 보호회로 핵심 부품(POC)은 매출 비중 5.4%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아이티엠반도체는 KT&G(033780)에 궐련형 전자담배 ‘릴 하이브리드 이지(Ez)’를 단독 공급하고 있다. 2022년 2월 전자담배 하이브리드용 카트리지 사업을 확장할 때만 해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으나, 지난해 2월부터 해외로 전자담배 수출을 개시한 덕분에 수출 실적이 상승했다. 배터리팩과 전자담배를 포함한 세트(SET) 부문의 수출 매출은 2022년 422억원에서 2023년 9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사진=아이티엠반도체 홈페이지 갈무리)
 
이자보상배율 3년 연속 1배 미만 '한계기업'
 
아이티엠반도체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지만, 몇 년 새 갑작스러운 몸집 불리기에 따른 부작용으로 수익성 감소와 재무건전성 악화가 뒤따르고 있다. 
 
아이티엠반도체는 2년째 적자가 이어지며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배를 넘지 못해 한계기업에 처했다.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1배를 넘지 못하면 자체 수익으로 이자마저 지급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아이티엠반도체는 2021년 이자보상배율이 0.94배를 기록해 잠재적 부실기업에 처했는데 2022년과 2023년 영업적자를 기록해 이자보상배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인 경우는 영업을 통해 돈을 벌기는커녕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지속되는 채무 부담에 재무안정성은 흔들리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2년 231%에서 지난해 222%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위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아이티엠반도체는 지난해 11월 단기차입금을 250억원에서 450억원으로 늘렸다. 이로 인해 기업의 현금 유동성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2022년 66.41%에서 61.19%로 감소했다. 통상 유동비율이 100%를 넘지 못하면 현금성 자산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인 것을 의미한다.
 
이에 아이티엠반도체는 올해 전자담배 분야를 중점적인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방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수익성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무기체계 제조 개발 지원사업에서 수출 잠수함용 리튬전지 체계를 개발하는데 아이티엠반도체는 최근 이 사업의 셀 트레이(용기) 개발 전문업체로 선정됐다. 다만 회사 측에 따르면 방산 관련 사업은 아직 개발 단계라 올해 매출이 반영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이티엠반도체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작년에는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면서 저희 고객사들도 판매 물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PMP) 매출이 감소했다. 전자담배 분야는 새롭게 수주를 추진하는 등 올해 작년보다 매출이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방산 분야는 중간에 샘플 매출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양산하려면 올해가 아니라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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