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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김택진·박병무 "게임·경영 '원팀' 시너지"
주총 일주일 전 공동대표 설명회
김택진, 게임 개발과 시장 공략 위주
"이번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력 논의"
박병무, 경영 효율화와 M&A 추진
"아이템 확률, 외부 확인 가능하게 준비"
2024-03-20 14:59:50 2024-03-20 14:59:5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엔씨소프트(036570) 김택진 대표와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가 창사 이래 첫 공동대표 체제로 게임 경쟁력과 내부 역량을 높이는 시너지를 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 대표와 박 내정자는 20일 공동대표 출범 관련 설명회를 열고 각 대표의 경영 방향과 기대 효과를 밝혔습니다. 엔씨소프트는 28일 주주총회에서 김 대표와 박 내정자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을 주요 안건으로 다룹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사진 왼쪽)와 박병무 공동 대표 내정자가 20일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공동대표 시너지 창출 방안을 설명했다. (사진=유튜브 생방송 캡처)
 
"살아남기 위한 변화"
 
김 대표는 "소니와 MS, EA 등 세계적 게임사 스튜디오 폐쇄와 감축이 시작됐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환경 속에서 엔씨 역시 살아남기 위한 변화와 더 높은 도전을 위해 공동 대표 체계를 출범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김 대표는 CEO이자 CCO(최고 창의력 책임자)로서 게임 개발과 사업에 집중합니다. 박 내정자는 흩어진 인재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인수합병(M&A)을 모색합니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새로운 재미를 주는 게임 개발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게임 개발 △게임 개발의 새로운 방법 개척 등에 나섭니다.
 
김 대표는 게임의 새로운 재미에 대해 "기존 IP 기반 스핀오프 게임을 만들고 있다"며 "MMO 기술과 디자인 능력을 확장해 그동안 만들어온 RPG 외에 MMO 슈팅, MMO 샌드박스, MMO RTS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엔씨는 올해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와 수집형 RPG '프로젝트 BSS' 등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차세대 MMORPG '아이온2' 개발도 한창입니다.
 
세계 시장 공략의 발판도 다지고 있습니다. 엔씨는 현재 '쓰론 앤 리버티(TL)' 개발 테스트를 아마존게임즈와 함께하고 있고, 중국 현지 배급사와 '블레이드 & 소울2'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에는 소니와 IP·기술력 협업을 알렸습니다.
 
김 대표는 "이번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새로운 방식의 협력을 논의하는 해외 미팅 일정이 잡혀있다"며 "구체적인 결과는 적절한 시점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엔씨는 갈수록 늘어나는 제작비와 제작 기간으로 위험성이 커진 사업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발표한 인공지능(AI) 서비스 '바로코' 등으로 효율성을 높일 예정입니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많은 인원에 의한 제작보다 창의성이 뛰어난 작은 팀들의 역량이 훨씬 큰 시대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는 자신의 역할을 △경영 효율화 △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을 위한 기반 구축 △IP 확보와 신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 M&A로 꼽았습니다.
 
박 내정자는 경영 효율화에 대해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중복된 기능의 효율화, 선택과 집중까지 고려하며 추진하려 한다"며 "회사에 흩어져 있는 내부의 여러 역량을 원팀으로 잘 꿰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게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시스템을 혁신하는 작업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내정자는 엔씨가 세계 진출 과정에서 얻은 교훈으로 글로벌라이제이션 토대를 닦을 예정입니다.
 
M&A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게임은 자체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부족한 IP 확보를 위한 국내외 게임사 투자와 M&A를 이어갑니다. 소수 지분 투자와 게임 배급권 확보에 주력합니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선 사업 시너지와 미래 성장 동력, 재무적 도움에 대해 검토할 예정입니다.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엔씨소프트)
 
"인내 갖고 지켜봐달라"
 
이날 엔씨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 대응, 최근 이어지는 저작권 소송 등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박 내정자는 22일 시행되는 아이템 확률 표시 의무에 대해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게임 내 확률 정보를 외부에서도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며 "고객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확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확률형 아이템을 이용하는 고객의 권익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철저히 검증하며 운영해 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웹젠과 카카오게임즈 등을 상대로 벌이는 '리니지 라이크 소송'에 대해서는 "개발자들이 혼을 갈아넣어 만든 게임을 카피하는 건 개발자들의 의욕을 상실시킬 뿐 아니라, 한국 게임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라며 "철저히 분석해 법적인 권리 침해가 명백하면서도 카피 정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한 게임들을 대상으로 법적 조치를 진행했고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모든 리니지 라이크를 대상으로 소송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야구단 매각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엔씨는 야구단에 일부 비용 지원을 하되, 게임 마케팅과 우수 인재 채용, 시너지 등을 고려해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박 내정자는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 "여러 주주가 자사주의 추가 취득이나 소각에 관심을 보이고, 이것을 요청하는 것도 안다"면서도 "현재 자사주 취득보다 많은 자사주를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자사주는 현재 저희가 추진하려고 하는 M&A를 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으니 조금만 인내를 갖고 지켜봐 주시면, 이 자사주를 소각보다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2023년 4분기 영업이익 3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7% 감소했습니다. 연간 영업익은 1373억원으로 전년보다 75% 줄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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