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수출입은행, 잇단 악재에 '흔들'…자본적정성 '빨간불'
한화오션 해결되니 대선조선 터져
자본 늘려도 BIS비율 하락 못 막아
2024-01-16 06:00:00 2024-01-1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19:0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수출입은행의 재무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이 악화 위기에 놓였다. 한화오션(042660)의 충당금 환입이 예상돼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주채권은행으로 있는 대선조선이 워크아웃을 진행하면서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다. 자본적정성도 반짝 상승세를 보이다 재하락해 불안정한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사진=수출입은행)
 
한화오션 부담 덜었지만...대선조선 '워크아웃'
 
수출입은행이 새로운 재무부담을 지게 됐다. 한화오션에 이어 대선조선 워크아웃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신규 대출 형식으로 1700억원을 순차적으로 내어주기로 했다. 한화오션의 짐을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대선조선의 워크아웃이 여신 건전성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6월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으로부터 미상환 이자를 신주로 상환받았다.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대우조선 해양에 내어준 2조3328억원 규모의 전환사채에 대한 이자다. 해당 영구채는 2021년까지 0.1%, 이후에는 동 신용등급 5년물 무보증회사채 금리에 0.25%를 가산한 금리를 적용하는 조건으로 발행됐으나, 대우조선 재무상황 악화로 수출입은행은 이자를 받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여신 건전성을 낮춘 후 충당금을 쌓았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한화오션이 수출입은행에 1412억원 규모의 전환사채권의 누적 미지급이자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해결했다. 이에 수출입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한화오션의 여신을 정상여신으로 분류하게 되면 수출입은행의 자산건전성도 대폭 상향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오션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자 대선조선이 발목을 잡았다. 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의 주채권은행으로 현재 워크아웃을 진행 중이다. 대선조선이 워크아웃을 진행하면서 채권 신용도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의 경우에도 워크아웃을 진행하면서 신용도가 하락, 채권 건전성 재분류가 됐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는 직전 등급 A-에서 CCC등급으로 떨어졌다.
 
A등급은 원리금 지급 확실성이 높은 기업에 부여되지만 CCC등급은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기업을 의미한다. 따라서 여신 등급도 낮아진다. 대선조선의 여신도 고정이하자산으로 분류됐다. 수출입은행은 1700억원의 신규자금에 대한 충당금과 기존 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될 경우 여신 규모의 20%를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자본적정성 불안…자기자본 늘려도 마찬가지 
 
수출입은행의 자본적정성도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출입은행의 BIS총자본비율은 14.78%로 직전분기 15.07%에 비해 0.29%p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중은행의 BIS 총자본비율은 15.56%로 수출입은행이 보다 0.78%p 낮다.
 
 
 
수출입은행의 총자본비율은 지난 2018년부터 14~15%를 오갔다. 최근 5년 새 총자본비율이 가장 높았던 2020년도 15.09%에 머물렀다. 이듬해에는 14.84%로 하락한 데 이어 2022년에는 13.38%까지 떨어졌다. 
 
수출입은행의 지난해 3분기 위험자산이 상반기와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은행권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BIS기준 자기자본을 21조7000억원 수준에 맞춰야 한다. 이 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은 21조299억원으로, 6700억원 가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위험가중자산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데 있다. 위험가중자산은 은행 자산을 신용도에 따라 재분류하고 위험성이 높은 자산일수록 위험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다. 대선조선의 워크아웃 영향으로 관련 여신이 고정이하자산으로 분류되면서 BIS비율을 올리기 위한 자기자본 규모를 키워도 여신의 20%에 달하는 충당금 추가 적립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해 BIS비율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환율도 자본적정성에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수출입은행의 자산 중 외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수출입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총 139조5507억원이다. 이 중 65%에 해당하는 88조3687억원이 외화자산이다. 환율이 오르면 65%에 해당하는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금액이 증가해 BIS비율을 하락시킬 가능성이 높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충당금의 경우 1700억원 신규 자금과 회수 가능성 등을 비율적으로 환산해 적정수준을 추가적으로 적립할 예정"이라면서 "대선조선 여신은 고정이하로 분류돼 BIS비율에 악영향을 미칠 예정이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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