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거래정지 전날 주식 매도 메리츠증권에 "수사해야"
(2023 국감)메리츠증권에 '비정상' 낙인
최희문 메리츠 회장 "거래정지 몰랐다"
2023-10-17 17:36:46 2023-10-17 18:17:43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024810)·이아이디(093230) 등 이화그룹 계열 주식을 매매정지 전날 매도한 데 대해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회장은 거래정지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원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 주식을 거래정지 전날 매도하고 이화전기가 리튬광산 사업을 발표하기 전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한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것이 우연으로 보는지를 묻는 이용우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강한 조사와 수사의 단서로 삼을 수밖에 없는 정황인 건 틀림없다"고 말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 이화전기가 발행한 4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했는데,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가 불거지면서 지난 5월 10일 주식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이 거래 정지 직전날 보유 중인 주식 5838만2142주(32.22%)를 전부 매도하면서 이화그룹과 유착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이 의원은 또 메리츠증권에 대한 전면검사를 통해 이 사건의 발본색원을 주문했고, 이 원장은 "소홀함이 없이 잘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러한 사태가 초래돼 송구스럽지만 저희가 세 가지 신빙성 있는 증거로 저희가 사전에 이것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정황 및 증거들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최 부회장은 "첫째 저희가 거래정지되기 3주 전에 이화전기에 전환 신청을 했다"면서 "저희가 전환 신청을 하는 순간 저희 담보권이 상실된다. 만약에 이 사실을 예지하고 있었으면 전환 신청을 전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전환매매정지 6일 전 저희가 이화전기 관련 유가증권 279억원을 추가로 인수했다"며 "저희가 만약에 거래정지가 다가오는 회사라고 판단했었으면 결코 추가로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최 대표는 "거래정지 당일 이화전기는 그날 아침에 저희에게 300억원의 유가증권을 프리미엄을 주고 사 갔다"며 "저희는 이것을 보면 높은 확률로 회사 자체도 거래정지에 대한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이 의원은 메리츠증권에서 발생한 사모 전환사채(CB) 불건전 영업행위 사건도 언급했습니다. 이 의원은 "메리츠증권이 (문제를 일으킨) 팀 전원을 사직시키며 개인의 일탈로 보고 있다"며 "금감원 시각은 어떤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이 원장은 "회사 내 정상적인 윤리적 직업윤리나 통제 시스템이 종합적으로 작동을 안 했다"며 "투자 프로세스 자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이 의원은 "한 부서에서 한 팀이 전원 퇴사했는데 2개 팀을 더 조사를 해야 되고 그 투자 프로세스 자체가 어떻게 되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이 원장도 동의를 표했습니다. 
 
앞서 금감원 조사 결과 메리츠증권 IB 본부 일부 직원들은 상장사 CB 발행 관련 투자자 주선 및 자사 고유자금 투자 업무를 수행하면서 알게 된 정보로 업무 대상 CB를 두 차례 투자했습니다. 가족과 지인 등 명의로 투자하면서 수십억원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메리츠증권 IB본부 내 3개 팀 중 1개 팀이 직무정보를 활용히 이득을 챙긴 뒤 전원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17일 정무위 국정감사 금융감독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국회방송)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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