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에게 해외출장비 받아…무보 직원 '황제출장' 논란

사업자로부터 항공료, 호텔비 등 제공 받아경비 받아 다녀온 해외출장만 총 123건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한국무역보험공사 직원들이 사업자에게 항공료와 숙박료를 받아 해외 출장을 다녀오는 것을 놓고 이른바 '황제 출장'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항공료와 호텔비 등이 고가인 만큼, 부정청탁법 위반 가능성까지 언급됐습니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영순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무역보험공사 직원들이 사업자에게 경비를 제공받아 간 해외 출장은 총 123건으로 조사됐습니다.

 

박영순 의원이 무작위로 선정한 7건의 해외 출장 내용을 보면 13명의 출장자 중 대리급 2명을 제외하고 팀장(3급), 차장(4급) 등 11명이 비즈니스 클래스를 탔습니다.

 

2022년 10월 3박4일로 다녀온 영국 출장에서는 4급 팀원이 비즈니스를 이용했으며, 1박 91만원의 스위트룸에서 숙박했다는 지적입니다. 해당 출장 비용은 모두 사업자가 부담했다고 전했습니다.

 

공사의 여비 규정을 보면 1·2급 실·부장을 포함한 직원들의 항공 운임은 일반석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숙박비도 240불에서 최대 300불까지만 가능합니다. 환율 1336원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하루 32만원부터 40만원까지 하루 숙박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규정보다 많은 비용을 사업자로부터 제공 받아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점에서 '황제 출장'이라는 게 박 의원의 지적입니다.

 

부정청탁법 위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부정청탁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사업자로부터 비용을 받아 해외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여러 건 확인 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박 의원 측은 현행법 위반 가능성도 있는 만큼 박 의원은 해당 출장을 권익위원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박 의원은 “이런 황제 출장이 가능한 이유는 공사의 본부장 전결로 만들어진 기준인 ‘중장기 인수심사 및 서명식 등 참석 관련 출장 기준’이 때문”이라며 “금융권의 관행을 넘어 현행법 위반일 수 있어 내부적인 실태와 제도 점검을 포함, 123건의 사업자 부담 출장을 모두 권익위원회에 제출해 검토받고 필요한 조취를 취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이인호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해 보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13일 박영순 민주당 의원은 한국무역보험공사 직원들이 사업자로부터 비용을 지원 받아 해외 출장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박영순 의원 모습. (사진=박영순 의원실)

 

세종=김소희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