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미일 새 시대"…한일 현안은 배제
3국 정상회의 후 첫 국무회의 주재…"국민 체감할 '3국 협력' 혜택 증대"
2023-08-21 16:52:59 2023-08-21 18:40:24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및 제35회 국무회의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는 3국 협력의 혜택과 이득도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하지만 한미일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에도 '과거사'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민감한 한일 현안에 대해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한일 관계의 새로운 지평에 초점을 맞추는 과정에서 국민이 우려하는 양국 간 현안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미일 3국 협력 성과 부각 치중…안보 리스크엔 '직접 반박'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을지 국무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의의 성과와 의미를 부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한미일 정상이 최소 1년에 한 번 모이는 3국 간 협력의 제도화를 최대 성과로 꼽았습니다. 
 
특히 3국 간 협력은 북한의 위협 등에 대한 안보 증진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3각 협력 결정체 구조는 북한의 도발 위험을 낮추고 우리의 안보를 더욱 튼튼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한미일 3국 협력체는 오커스(AUKUS), 쿼드(Quad) 등과 함께 역내외 평화와 번영을 증진하는 강력한 협력체로 기능하면서 확대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3국의 협력으로 국민들이 체감하는 혜택과 이득이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공급망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과 인공지능(AI) 기술 사용 관련 국제규범 논의 가속화 등을 언급,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양질의 고소득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개발금융기관 간 양해각서(MOU) 체결과 관련해 "금융 시장의 안정과 회복력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3국 협력과 공동 이익의 추구는 우리들만의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위험은 확실하게 줄어들고 기회는 확실하게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3국의 정상회의 결과와 관련 '안보가 위험하다'는 식의 주장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3국의 협력을 통해 우리가 강해지면 외부의 공격 리스크가 줄어드는데, 어떻게 안보가 위험해진다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한미일 3국 군사협력이 신냉전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직접 반박에 나선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제동원·오염수 '의도적 배제'…윤 대통령의 '나 홀로' 외교
 
윤 대통령의 '나 홀로 외교'는 이날에도 계속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등 한일 양국의 화약고에 대해선 침묵했습니다. 한일 외교를 뒤흔들 악재는 의도적으로 배제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앞서 3국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 때도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고 나서야 관련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근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판결금(배상금)을 '제3자 변제' 방식으로 지급하려던 정부의 움직임에 연이어 제동이 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전주지법이 지난 15일 강제동원 피해자 자녀에 대한 공탁불수리 결정과 관련한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의 이의신청을 기각한 데 이어, 16일 광주지법도 같은 취지의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앞으로 저희(한일 정부)가 더욱 노력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도 사실상 손 놓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3국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기자들의 오염수 관련 질문에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점검 결과를 신뢰하고 있다"며 일본의 방류를 사실상 용인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후쿠시마 제1원전을 시찰한 데 이어 이날에는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와 면담에 나섰습니다. 22일 오전에는 관계 각료 회의를 열어 오염수 방류 시기를 결정할 방침을 굳힐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선 8월 말 방류 개시가 유력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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