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성우하이텍, 빚 부담에 말라가는 현금…자금줄 확보 전략은
1분기 부채비율 160%·순차입금의존도 32%…재무부담 여전
미국 테네시 투자 완료했지만…기아 멕시코 진출로 4천억원 증설
단기유동성 리스크는 차환 대응 가능…해외법인 자산 매각 고려
2023-07-06 06:00:00 2023-07-07 08:27:24
이 기사는 2023년 07월 5일 16: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자동차 부품사 성우하이텍(015750)의 빚 부담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품사 중에서는 높은 수익성을 거두고 있으나, 현대차그룹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덩달아 투자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금은 계속 줄고 있어 유상증자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회사 측은 별도의 대응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성우하이텍의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59.9%로 지난해 말보다 7.3%포인트 상승했다. 순차입금의존도는 31.8%로 2020년보다 2.7%포인트 상승해 재무부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성우하이텍은 완성차 생산 회복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됐고, 타 부품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거두고 있지만 계속되는 투자로 나가는 비용이 더 많아 재무구조 안정화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성우하이텍도 해외 투자를 멈출 수 없는 탓이다.
 
다행히 수익성이 뒷받침되고 있어 단기유동성 리스크는 차환으로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계속되는 재무부담에 유상증자 가능성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별도의 유상증자 계획이나 재무부담 해소에 대한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실적 회복세로 타사 대비 높은 수익성…멕시코 진출 확대로 투자 부담은 지속
 
성우하이텍은 현대차그룹의 1차 협력사로 범퍼 레일 제품군에서는 독점적인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조원에 소폭 못 미쳤는데, 이 중 현대차 비중은 약 29%, 기아는 25%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면서 자동차 생산이 회복됨에 따라 수익성도 덩달아 회복되고 있다. 2020년 0.2%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5%로 상승했고, 올해 1분기에는 4.7%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자동차 부품사들 대부분이 영업이익률 3% 내외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독보적인 실적을 거둔 셈이다.
 
다만, 실적과는 별개로 현금 유입은 순조롭지만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그룹 기조에 맞춰 미국 등 해외 진출을 가속화했고, 친환경차 관련 개발비 등 자본적지출(CAPEX)이 늘어난 탓이다. 매출이 증가한 부분은 긍정적이나 운전자금도 증가해 잉여현금흐름(FCF) 창출이 제한되는 것으로 보인다.
 
2021~2022년 CAPEX로 빠져나간 돈은 4791억원이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현금흐름(OCF)은 3902억원 유입에 그쳤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채권이 933억원 증가한 영향으로 OCF 유입이 760억원에 불과했는데, CAPEX로는 1074억원이 빠져나갔다. 번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은 셈이다.
 
지난해 미국 테네시 공장 투자가 완료된 것으로 보이지만, 기아가 소형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위해 멕시코에 10억달러 투자를 결정하면서 성우하이텍도 증설이 불가피해졌다. 성우하이텍은 약 4000억원을 투자해 멕시코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 유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투자 부담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줄어드는 현금, 유상증자 비롯한 현금 확보 전략 필요
 
현금 유출 지속으로 현금성자산은 줄어드는 추세다. 2018년 유상증자와 2020년 운전자본 및 CAPEX 축소로 현금성자산을 4086억원까지 확보했지만, 지난해 2495억원, 올해 1분기에는 2256억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미국 테네시공장 진출과 실적 악화가 겹치면서 단기차입금 중심으로 차입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7000억원대를 유지하던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8337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도 87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단기성차입금 규모는 1조1142억원으로 불어났다. 현금은 줄고 있는데, 갚아야 할 돈은 불어나는 상황이다.
 
김나연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022년 이후로도 연평균 2500억원을 상회하는 CAPEX 소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익창출력 개선에도 높은 투자부담으로 인해 가시적인 재무안정성 개선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우하이텍은 차환을 통해 단기유동성 리스크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비용이 늘어나긴 했지만, 수익성이 높아 상각 전 이익(EBITDA) 창출력이 크게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설 등 유형자산이 담보로 잡혀 있고, 대표이사의 지급보증 규모는 6522억원으로 단기유동성 리스크는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공장 중심으로 배터리케이스 수주가 늘어나고 있고, GM으로부터 소형전기차 차체와 배터리케이스 지지대 수주를 받는 등 수주 및 매출처가 다변화하고 있어 유상증자 가능성도 계속 나오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모빌리티팀장은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베터리케이스를 비롯해 배터리시스템(BSA)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어서 대규모 자금조달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신(010690)의 경우 지방 정부와 협조를 통해 저리에 자금을 조달하고 공장부지를 확보한 사례가 있어 성우하이텍도 비슷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러시아 등 현대차그룹이 철수 기조를 나타내는 해외공장 자산도 매각을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7개 법인의 합산 자본은 2382억원으로 전년대비 17.1%, 러시아 법인은 196억원으로 36.8% 감소했는데, 손상차손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및 러시아 자본 감소는 올해 1분기에도 계속되는 추세다. 러시아 법인의 경우 대부분 손상차손 처리가 완료된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활동현금흐름으로도 1억원 넘는 유입액이 발생하는 등 일부 자산 매각 절차가 이미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성우하이텍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상증자나 매각 등 현금조달 계획은 현재로선 따로 없다"라면서 차입부담 해소에 관한 방안이나 계획에 대해서도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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