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크래프톤, '마이너스의 손' 등극?…배동근 CFO 책임론 부각
IPO 자금으로 대규모 투자 진행…금융자산 처분 및 평가손실 발생
새로 투자한 관계기업 지분법 손실도…신규 투자 종속기업도 실적 악화
미래 먹거리 사업 찾기 지지부진…이 와중에 배동근 CFO는 사내 '연봉킹'
2023-03-24 07:00:00 2023-03-24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18: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크래프톤(259960)이 투자업계의 ‘마이너스 손’으로 등극한 모습이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공모자금으로 금융자산 투자에 집중했지만, 처분손실 및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관계기업 투자에서 전년보다 지분법손실이 확대되고, 새롭게 투자한 종속기업에서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향후 미래 먹거리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크래프톤의 유동성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2조45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에는 없던 자산으로 2021년 8월 IPO 이후 조달한 공모자금을 금융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이란 단기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투자한 채권과 지분 증권 등을 말하고, 유동성은 1년 만에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실제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크래프톤은 지난해 단기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에 활발하게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동안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을 6조5004억원에 취득했고, 그 사이 3조9334억원을 처분했다. 이로 인해 현재 비유동 자산으로 분류된 금액까지 합쳐 2조5933억원이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묶여 있다.
 
크래프톤 본사 사옥. (사진=크래프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실제 처분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크래프톤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처분으로 473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현금흐름표에 나와 있는 처분손실 663억원에서 처분이익 190억원을 제외한 순손실 금액이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9억원의 처분 순이익이 발생했지만, 1년 만에 순손실로 돌아선 것이다.
 
더욱이 처분손실 뿐만 아니라 평가손실도 발생하면서 향후 금융자산 투자로 인해 실제 손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102억원의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평가 순손실이 발생했다. 2021년 209억원이던 평가손익누계가 지난해 말 107억원으로 줄면서 102억원의 평가 순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에서도 457억원의 평가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장기 투자에서도 실제 손실 발생이 예상된다. 이는 각각 210억원, 227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한 전년과 비교해 대조된다.
 
여기에 크래프톤은 IPO 공모자금을 통해 금융자산 투자 뿐 아니라 관계기업 투자까지 적극 나선 상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말 9개에 불과했던 크래프톤의 관계기업이 지난해 말 기준 17개까지 불었다. Tamatem Inc(13.61%), 서울옥션블루(5.33%), 엑스바이블루(10.26%), Nautilus Mobile App Private Limited(31.91%), Mebigo Labs Private Limite(12.20%), 스마트케이앤비부스터 펀드(75.86%), 너바나나(33.33%), 1Up Ventures Fund II, L.P.(47.51%) 등이 지난해 새로 편입된 관계기업이다.
 
문제는 지난해 투자 직후 연말에 곧 바로 지분법 손실을 기록한 관계기업이 많다는 점이다. Tamatem Inc(4억원), 서울옥션블루(2억원), Mebigo Labs Private Limite(11억원), 스마트케이앤비부스터 펀드(7억원), 너바나나(4억원) 등 대부분 투자 직후 실적 하락에 따른 지분법 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크래프톤은 지난해 Loco Interactive Pte Limited의 장부가액 65억원 전액을 손상 처리했다. 지난해 41억원을 신규 투자했지만, 곧 바로 손상차손 처리된 것이다.
 
여기에 관계기업 투자뿐 아니라 지난해 새롭게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기업들 중 곧바로 계속영업손실이 발생한 곳도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새롭게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비트원어스와 띵스플로우, 팁토우게임즈 등이 지난해 각각 78억원, 10억원, 800만원의 계속영업손실이 발생했다. 계속영업이란 회사가 사업을 중단하기로 한 사업부문을 제외하고, 사업을 계속하기로 한 사업부문만을 말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배틀그라운드’라는 하나의 지적재산권(IP)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크래프톤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크래프톤이 IPO 공모 자금을 통해 지난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새롭게 투자를 진행한 종속기업과 관계기업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미래 사업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단기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투자한 금융자산 등에서 처분 및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책임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배 CFO는 지난해 크래프톤에서 가장 많은 연봉(46억5800만원-급여 1억5700만원, 상여 36억1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금융상품 운용과 관련해 복수의 증권사 등을 통해 공모자금을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운용 중”이라며 “채권형 금융상품 운용 특성상 금리 상승 시기에 미래 현금흐름 할인율이 올라 일시적으로 평가적 손실이 발생하나, 우량 채권과 만기를 최소화한 자금운용으로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며 운용 중”이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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