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제약사 CEO세대교체)②대한뉴팜 이원석호, '경영능력' 시험대
올 초 대표이사 승진…대한뉴팜 실적 상승 배경
승계 이슈 남아…여동생 실질 지분율 3.89%
경영 능력 입증 중요…종합 바이오기업 탈바꿈 시도
2023-02-28 07:00:00 2023-02-28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3일 11:4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약업계 오너 경영인 세대교체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에만 대원제약(003220)제일약품(271980), 대한뉴팜(054670) 등 중소제약사들의 오너 3세가 사장 자리에 올랐고, 안국약품(001540), 신신제약(002800)은 지분 승계를 마무리하고 최대주주 자리를 굳혔다. 과거 오너 경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았지만, 최근 오너 3세들은 젊은 유학파 출신이라는 점에서 분위기 쇄신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IB토마토>는 높은 내수 의존도와 제네릭(복제약) 위주의 사업구조 탈피, 신약 개발 등 다양한 이슈가 시대적 트렌드로 떠오른 상황에서 세대교체 닻을 올린 제약사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봤다.(편집자 주)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대한뉴팜이 올해 본격적인 2세 경영의 닻을 올렸다. 대한뉴팜은 지난 1984년 동물용 의약품 전문기업으로 출범했지만, 최근 개량신약과 바이오의약품,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며 종합 제약바이오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몇 년 사이 풍부해진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등 성장과 내실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경영 운전대를 잡은 오너 2세 이원석 대표이사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된다.
 
대한뉴팜 산학연센터. (사진=대한뉴팜)
 
실적 상승·재무구조 개선, 이원석 대표 승진 배경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한뉴팜은 지난달 2일부로 이원석 단독대표 체제를 출범했다. 이원석 대표는 창업주인 이완진 회장의 장남이다. 지난 2004년 대한뉴팜에 입사한 그는 해외사업팀, 재무팀, 경영관리팀을 거쳐 작년까지 경영관리본부 부사장직을 역임하는 등 경영 전반에 걸쳐 경험을 쌓았다.
 
이원석 대표의 경영 승계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이완진 회장은 일찌감치 지분 승계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회장은 2018년 12월, 2020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이 대표에게 60만주, 40만주씩 증여했다. 총 100만주를 취득한 이 대표는 지분율 6.97%로 2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 이 회장이 70대에 접어들고 사내이사였던 이 대표 또한 회사에서 15년 이상 경력이 쌓이면서 업계는 대한뉴팜의 경영 승계가 시작된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뉴팜의 실적 상승도 이 대표 승진 인사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대한뉴팜의 영업실적과 재무안정성은 이 대표가 등기임원으로 승진한 2019년 이후 줄곧 개선세를 보여왔다. 2018년 1195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9년 1341억원, 2020년 1493억원, 2021년 1666억원으로 3년 만에 40%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0억원에서 267억원으로 34%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79억원, 212억원이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대한뉴팜을 중견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소속을 변경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풍부한 현금창출력이 실적 상승에 주효했다. 2017년 마이너스(-)였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신제품 포트폴리오가 강화되며 2018년 205억원, 2019년 229억원으로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2020년과 2021년에는 136억원, 16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이는 약 100억원 수준의 이자지급, 법인세납부에 따른 것으로 순이익만 보면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1억원이다.
 
이와 함께 재무안정성도 확연히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2018년 152.4%에서 지난해 3분기 66.4%로 안정권에 들어왔으며,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 또한 36.7%에서 21.4%로 낮아졌다.
 
 
 
끝나지 않은 승계 이슈…향후 지분 구도는 어떻게
 
다만 업계는 이 대표 단독체제 출범에도 불구하고 승계 이슈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의 지분율(6.97%)이 여동생 이지민씨의 실질적 지분율과 얼마 차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지민씨가 보유 중인 대한뉴팜 지분율은 1.39% 정도지만, 관계사인 아벤트코리아(2.50%) 보유 지분을 합하면 3.89%로 이 대표(6.97%)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이지민씨는 아벤트코리아의 최대주주(53.33%)다.
 
 
 
특히 아벤트코리아는 대한뉴팜과 주식담보대출(주담대)로 엮여 있어 더욱 주목된다. 이 회장은 2005년부터 줄곧 본인의 대한뉴팜 주식을 담보로 아벤트코리아의 차입보증을 서 왔다. 이 회장이 보증한 주식 규모는 현재 보유 주식의 15.16% 수준이지만, 2012년까지 90%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높았다.
 
2005년 처음 이완진 회장이 아벤트코리아에 제공한 담보 내역. (사진=금융감독원)
 
차입금은 대부분 아벤트코리아의 운전자금으로 활용됐다. 2020년 말 기준 아벤트코리아의 단기차입금은 68억원 수준이다. 대한뉴팜으로부터 차입한 12억원을 제외한 56억원은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등에서 빌렸으며, 이중 약 68%인 38억원 정도를 이 회장 주식을 담보로 차입했다. 자녀의 회사를 키워주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대목이다.
 
아울러 아직 이 회장의 대한뉴팜 지분율이 26.53%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경영권 구도가 뒤바뀔 여지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또한 아벤트코리아의 최대주주인 이지민씨가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대한뉴팜의 지분을 매입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한뉴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향후 (이 회장의) 지분 증여 계획은 현재로선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보하기 위해선 앞으로의 경영능력 입증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뉴팜은 기존 동물용 의약품 전문기업에서 인체용 의약품과 더불어 바이오신약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는 등 종합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대표로선 수익성 증대뿐만 아니라 유의미한 신약 개발 성과를 끌어내야 한다는 두 가지 과제를 지게 된 셈이다.
 
실제로 대한뉴팜은 지난 2018년 2월 반려견의 피부사상균증 치료에 쓰이는 ‘DH풀비신’ 개발을 완료한 이후 별다른 신약 결과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동물용의약품의 경우 양봉 낭충봉아병 특화 살균소독제로 개발 중인 개량신약에 대한 임상3상이 진행되고 있고, 개 척수손상 세포치료제도 올해 품목허가를 목표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제네릭(복제약) 임상을 제외한 총 10개의 신약·개량신약 연구개발(R&D) 과제 가운데 2개만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이다. 나머진 아직 임상 허가만 떨어졌거나 허가를 진행 중인 상태다.
 
R&D 투자는 꾸준한 증가세다. 대한뉴팜이 R&D에 지출한 비용은 2018년 40억원에서 2019년 44억원, 2020년 46억원, 2021년 50억원 등으로 증가세다. 지난해 3분기에도 누적 47억원을 투자했다.
 
대한약품은 실적 상승에 따른 현금 유입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확대해가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상승한 147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212억을 실현했다”라며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 개량신약, 바이오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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