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윤심 지원에도 김기현 과반 '미지수'
변수는 ‘윤심’ 개입, 결선투표서 3·4위 표심
2023-02-10 17:48:53 2023-02-12 17:01:23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최종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본경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습니다. 당대표 본선 진출자는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이상 가나다순) 후보입니다. 본선 영향을 줄이기 위해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당심 100%로 치러지는 첫 전당대회입니다. 양강 구도에 있는 김 의원과 안 의원 모두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입니다. 윤심은 김 의원을 노골적으로 지원하는 모양새입니다. 문제는 윤심의 전폭적 지원에도 김 의원의 지지율이 안 의원을 압도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3, 4위 후보 표심이 중요한 변수로 꼽힙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 후보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천하람, 안철수, 김기현 당대표 후보. (사진=뉴시스)
 
 
본경선 레이스 본격화…'어대현' 시동 거는 김기현
 
김기현 의원은 본선에서 압도적인 1위를 자신했습니다. 김 의원은 10일 여의도 대산빌딩 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연히 1등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고 지금까지 확신이 흔들린 적 없다”며 “현장을 다녀보면 많은 당원들이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정통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며 안 의원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과의 연대도 같은 맥락입니다. 김 의원은 총선 승리 전략으로 “당이 그동안 내부 혼란으로 비판을 받았다”며 “전통 보수의 뿌리를 단단히 내리는 당 대표가 당선돼야 한다. 든든한 뿌리 위에 가지가 뻗어나고 나뭇잎도 열리고 열매도 맺어진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본선에선 안 의원을 향한 공세 수위는 낮출 것으로 보입니다. 최고위원 컷오프에서 이용·박성중·이만희 등 친윤계 후보들이 대거 탈락하고, 김용태·허은아 등 이준석계 후보들이 통과하면서 안 의원을 몰아붙이는 전략은 어려워졌다는 분석입니다. 대신 후보 개인의 색깔을 드러내면서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가겠다는 전략입니다.
 
김 의원 측의 기대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습니다. 최근까지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과 안 의원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실이 ‘나경원 때리기’에 이어 ‘안철수 때리기’에 나섰지만 김 의원 지지세가 큰 폭으로 상승한 여론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선투표행만으로도 김 의원에겐 타격이 가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안 의원이 1차 투표에서 과반으로 승리한다면 당심이 윤 대통령을 외면했다는 분석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 본선에서 대통령실의 또 다른 개입이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1위 자신하는 안철수천하람 비롯해 이준석계 전원 본선행
 
안철수 의원 역시 승리를 자신합니다. 안 의원은 이날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부터 진검승부 시작이다. 자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 의원은 오는 13일 시작될 지역 연설에서 과학기술과 경제 관련 메시지를 내면서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입니다.
 
안 의원은 총선 승리의 적임자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그는 “누가 국민의힘에서 오래 있었는가. 누가 당협위원장을 더 많이 아는가. 이 기준으로 당 대표를 뽑는다면 저는 적임자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누가 외연확장으로 총선 승리 이끌 것인가. 이 기준이라면 안철수가 적임자”라고 말했습니다. 컷오프(예비경선)에서 탈락한 윤상현 의원과의 수도권 연대 가능성도 높게 점쳐집니다.
 
3, 4위 후보들은 완주 의사를 보였습니다. 천하람 변호사는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출마를 선언하며 처음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이준석 전 대표 지지를 받아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칭 ‘천리케인(천하람+허리케인)’입니다. 이준석계 개혁후보 팀이 컷오프를 모두 통과하며 기세를 몰아가고 있습니다.
 
천 변호사는 앞선 후보들에 대한 매서운 공세를 예고했습니다. 그는 컷오프 통과 직후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권여당이 돼서 처음 맡는 전당대회인데 나오는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팔이'니 '권력 해바라기'니 이런 얘기만 나왔다”며 “지금부터 미래와 비전을 말할 기회가 펼쳐진다. 합동연설과 토론회를 통해서 국민이 진짜 관심 있는 미래와 민생을 다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강경 보수의 지지를 받아 꾸준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황 전 대표는 컷오프 통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 검증 과정에서 제가 네 번째로 올라간 건 아니”라고 강조하며 “당원중심 정당 만들어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부정선거 이슈로 연설과 토론회에서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선투표까지 간다면 남은 표심을 사로잡는 ‘이삭줍기’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3, 4위 표심의 향방이 중요해집니다. 안 의원 측은 천 변호사가 안 의원을 공격해도 결선투표로 가면 결국 천 변호사 표심이 안 의원에게 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 측은 같은 정통 보수 성향의 황 전 대표 표심을 낙관하고 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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