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거덕'하는 포스코 해외 철강 사업
지난해 영업익 4740억원…전년대비 1조원 하락
MOU 맺은 아다니그룹 '회계 조작 의혹'도 변수
해외 투자 확대 지속…"미래 경쟁력 확보 매진"
2023-02-08 16:44:45 2023-02-08 16:44:45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POSCO홀딩스(005490) 해외 철강 사업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포스코와 함께 친환경 철강 사업을 추진해온 인도 아다니그룹에 회계 조작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지난해 해외 철강 부문 실적이 부진해 우려가 나오는데요. 다만 올해 포스코가 해외 철강사업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등 사업 확대 의지를 보인 만큼, 해외 사업을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8일 포스코홀딩스의 해외철강 경영실적에 따르면 글로벌 철강시황 악화로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낸데 이어 영업이익(4740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원이나 하락했습니다. 국가 별 4개 법인으로 보면 포스코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PT. Krakatau POSCO)의 영업이익은 2억2100만달러로 전년보다 56% 감소했습니다. 인도 법인 마하라슈트라(POSCO Maharashtra)와 베트남 법인 야마토바나(PY VINA)도 3900만달러, 500만달러로 동기간 대비 각각 78.3%, 85.7% 하락했습니다. 포스코 중국 스테인리스 생산법인인 장가항STS(PZSS)는 59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포스코는 지난해 하반기 철광시황 악화가 해외 철강의 부진한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외 철강 사업에 대해 부진한 실적을 낸 것 이외에도 포스코가 현재 추진 중인 인도 친환경 일관제철소 건설 사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포스코는 지난해 1월 인도 에너지·물류 기업 아다니그룹과 인도 구자라트 주 문드라 지역에 친환경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일관제철소는 제선, 제강, 압연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를 말합니다. MOU에는 탄소저감 정책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수소 등의 사업을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미국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가 지난달 24일 아다니그룹이 주가 조작·분식회계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부풀린 의혹이 있다는 보고서를 내면서 아다니그룹뿐만 아니라 인도의 친환경 정책 투자가 위협받는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다니그룹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혐의가 인정될 경우 포스코의 현지 사업계획에 차질이 생길 위험이 있습니다. MOU 이후 포스코의 자금 투자는 없지만 전체 해외철강 사업 계획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은 높은 상황입니다. 이에 포스코도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포스코홀딩스 해외철강 경영실적. (사진=포스코홀딩스)
 
포스코는 과거에도 해외 철강 사업 실패로 꼽히는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동국제강과 함께 설립한 브라질 CSP제철소입니다. 포스코는 동국제강과 지난 2016년 6조여원을 투자한 뒤 CSP제철소를 완공했습니다. CSP제철소는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가 50% 지분을 갖고 있고,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각각 30%, 2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CSP제철소는 운영 첫 해 9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이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2조2251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합니다. 또 브라질 화폐 헤알화 가치가 급락해 막대한 환차손이 발생했고 영업도 크게 부진했습니다. 결국 포스코는 지난해 하반기 동국제철과 함께 CSP제철소 지분 전체를 세계 최대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에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따라서 제철소를 운영한 동국제강과 아울러 공장 가동을 맡은 포스코에게도 CSP제철소는 뼈아픈 투자에 해당합니다.
 
이같이 포스코의 해외 철강 사업이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포스코는 새로운 시장 상황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지속 높이기 위해 해외 철강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철강업계의 이슈인 탄소중립 실현과 현지의 높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에서 입니다. 
 
정대영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은 지난달 27일 컨퍼런스콜에서 "철강의 해외 투자는 크게는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며 "하나는 이미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이며 또 다른 하나는 친환경 경쟁력이 있는 지역에 대한 투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정 팀장은 "인도네시아 투자의 경우, 작년에도 한 3000억원, 올해도 같은 규모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친환경 경쟁력이 있는 지역 인도, 미국, 호주 등은 투자 기회에 대한 모색, 파트너와의 협상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철강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현지 수요가 앞으로 높아 수요에 대한 대응목적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전기로 생산에 유리한 측면이 있고, 호주도 청정에너지 확보에 유리해 탄소감축 대응 목적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포스코 관계자는 "친환경 경쟁력을 보유한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생산 능력을 체계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라며 "미래 철강 경쟁력 확보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브라질 CSP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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