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외
2021-10-06 00:00:00 2021-10-06 00: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풀꽃 시인’ 나태주가 94세 화가 김두엽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아 쓴 시 총 76편을 엮은 시화집. 큰 것을 쫓기보다는 주변에 있는 것들을 먼저 품고 사랑하라는 시어들을 엮었다. 늦게 피어난 꽃처럼 살자는 생의 철학을 건넨다. 세상의 기준 아래, 오늘도 허덕이는 젊은 세대, 열심히 산 대가가 이것인가 싶어 힘 빠지는 노년 세대. 양 세대를 향해 둘은 말한다. “무엇을 이루라고 스스로 다그치지 말기를. 바로 오늘을, 정답게 예쁘게 살기를.” 
 
 
지금처럼 그렇게
나태주 지음|김두엽 그림|북로그컴퍼니 펴냄
 
코로나19로 미래는 한순간 ‘훅’ 다가왔다. 학생은 학교에 가야 한다는 통념도 무너졌고, 급진적 주장으로 여겨지던 기본소득도 ‘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실험되고 있다. 삶의 방식이 코로나를 기점으로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소셜 빅데이터 전문가인 저자는 자동화되는 세상에선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업, 그래서 잘하게 되는 역량이 더욱 필요해진다고 조언한다. 일단 해보고 생각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는 것도 중요해진다. 책 제목이 ‘그냥 하지 말라’는 이유다.
 
 
그냥 하지 말라
송길영 지음|북스톤 펴냄
 
라틴어로 삶의 철학(전작 ‘라틴어 수업’)을 논하던 저자가 내놓은 후속편에 가까운 책이다. 예루살렘에서 보낸 한 달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삶과 태도에 대해 돌아본다. 흑사병과 기근으로 고통과 환란의 시대를 겪었던 중세인들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갔는지, 삶의 지혜로 오늘날 코로나 시대 돌파구를 모색한다. 성별 간 논쟁, 종교 간 마찰, 정치 대립이 격렬한 현 한국 사회에서, 되새겨 볼 라틴어 구절들도 많다. “나의 고통과 같은 아픔이 있다면 주의를 기울여 보십시오.”
 
 
믿는 인간에 대하여
한동일 지음|흐름출판 펴냄
 
저자는 26년간 식재료 전문가 길을 걸어왔다. 뉴코아 백화점 식품 구매 담당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쿠팡 식품 MD 등을 거치며 ‘신선하고 정직한 식재료’를 연구해왔다. 책은 4계절 전국 34개 지역 65개 시장을 돌며 식재료를 발굴한 이야기를 담았다. 해산물이 많이 나는 여수 오일장에서 준치회를 맛보고 부여 오일장에서 표고향 가득한 김밥과 묵밥을 맛본다. 양구 오일장의 아삭한 멜론, 포항 오일장의 윤기 나는 대게를 읽다 보면 절로 군침이 돈다.
 
 
오는 날이 장날입니다
김진영 지음|상상출판 펴냄
 
세상은 정말 망해가고 있을까. 인지 과학자인 저자는 75개의 그래프를 보여주며 전 세계의 삶과 건강, 번영, 안전, 평화, 지식, 행복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지식이 인간의 번영을 증진할 수 있다는 믿음, 즉 계몽주의에 의해 이뤄져 왔다고 주장한다. 핵 전쟁, 자원 고갈, 기후 변화, 감염병의 위협이 거세지지만 저자는 이성과 과학, 휴머니즘으로 인류 위기가 극복될 것이라 본다. 빌 게이츠가 “생에 가장 큰 영감을 받은 책”으로 꼽았다.
 
 
지금 다시 계몽
스티븐 핑커 지음|김한영 옮김|사이언스북스 펴냄
 
시사 다큐를 만들던 저자는 늦은 나이 호스피스 전문의로 선회했다. 깨달았다. 죽어감과 살아감은 이항 대립이 아니며 그 둘은 공존할 수 있다고. 병원은 죽어가는 남편 곁의 아내가 누워 따스한 온기를 전할 수 있는 곳이자, 사랑하는 아빠를 보내기 전 피자를 사 들고 오는 10대에게 문을 활짝 열어주는 곳이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이라도, 여전히 웃고 감탄하고 사랑하고 기뻐할 수 있다. 삶의 모든 것을 고밀도 농축액처럼 느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레이첼 클라크 지음|박미경 옮김|메이븐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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