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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위안부합의 당시 '책임 통감' 표현에 난색"
아사히신문 보도 "합의 당일 납득하지 못하는 표정"
2021-05-21 14:28:40 2021-05-21 14:28:40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2015년 박근혜 정부와 아베 신조 내각이 체결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아베 당시 총리가 체결을 앞두고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는 합의안에 난색을 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1일 아사히 신문은 이날 익명의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 등을 인용해 한일 위안부합의가 체결된 배경 등에 대해 전했다.
 
위안부 합의는 2015년 12월28일 윤병세 당시 외교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외무상이 한국 외교부 청사에서 체결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아베 당시 총리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도쿄에 있었는데, 총리관저 고위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합의 당일 납득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도쿄 총리관저에는 아베의 지지기반인 보수층으로부터 항의 메일이 쇄도하는 등 위안부 합의를 비판하는 항의가 계속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위안부 합의 체결을 주도한 것은 기시다 당시 외무상 등이다. 합의 체결 4일 전인 24일 아베 총리 집무실에는 아베 전 총리를 비롯해 기시다 당시 외무상과 야치 쇼타로 당시 국가안보국장 등이 모여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아베는 이 자리에서 위안부 합의안에 "일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기술한 부분에 난색을 표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여기에서 (위안부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며 "지금 합의하지 못하면 내년 한일관계는 표류한다"며 아베를 설득, 이에 아베도 "알았다"며 위안부 합의에 찬성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베는 합의가 지켜지지 않을 것을 경계했다고 한다. 아베는 한국 측과의 정식 협상무대에 서지 않고, 기시다와 야치에게 모든 물밑 협상을 위임했지만, 합의 전날 밤에도 기시다에게 연락해 "정말 (합의를) 진행해도 괜찮겠느냐"며 몇 번이고 확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아베가 합의에 신중하긴 했지만 반대하지는 않았으며, 합의 체결 후에는 주변에 "합의해서 좋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아베는 작년 9월 퇴임 후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합의에 대해 "(한국과) 일단 합의했기 때문에, 한국 측에 '약속을 지켜라'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사히는 당시 관방장관을 지낸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의 입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스가는 당시 위안부 합의를 위한 한일교류를 지지하고 있었는데, 군함도의 세계유산등록으로 인한 한일 갈등 시절부터 위안부 합의에 부정적이 됐다고 당시 총리관저 관계자는 전했다.
 
스가 당시 관방장관은 문재인 정권이 한일 위안부합의 검증 작업에 착수하자 기자회견에서 "1밀리미터도 합의를 움직일 생각은 없다"고 반발했는데, 이러한 스가의 한국에 대한 강경자세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는 견해가 강하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야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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