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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김종인 탈당, 박영선은 안희정쪽으로…'비문' 결집 본격화

제3지대 '빅텐트' 가능성…민주당 비문세력, 안쪽 집결 움직임…파괴력 있을지는 미지수

2017-03-0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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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선고가 임박하면서 조기 대선판도 다시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탈당을 선언하고 박영선 의원이 안희정 충남지사측에 합류하는 등 이른바 '비문(문재인)' 세력 결집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제3지대행을 선언한 김종인 전 대표의 '빅텐트'를 힘을 얻으면 중도·보수진영 판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김종인 전 대표는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탈당 할 것이며 날짜는 내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의 탈당 시점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 직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이나 국민의당 등 다른 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대표 측근인 민주당 김성수 의원도 “김 전 대표가 다른 당은 안 갈 것”이라며 이른바 ‘제3지대’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불출마 선언 후 한동안 잠잠했던 제3지대 내 ‘빅텐트’ 구축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빅텐트 구축을 위해서는 반 전 총장 수준으로 무게감 있는 인사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그 역할을 특유의 모호한 화법을 구사하는 김 전 대표가 대선 직접 출마와 ‘킹 메이커’ 역할 사이를 넘나들며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 전 대표의 민주당 탈당 소식이 알려지자 ‘중도 빅텐트’ 구축을 위한 연대 가능성까지 점쳐졌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김 전 대표의 탈당 선언에 “정권교체를 위해 어려운 결단을 했다”며 “일단 둑 저수지에 구멍은 뚫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원내사령탑인 우상호 원내대표는 한동안 “내 임기 중 마지막 탈당 의원은 이찬열 의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지만, 박 대표 말대로 둑이 뚫린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 김 전 대표와 평소 교분이 있는 최소 2~3명의 추가탈당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대단히 안타깝다. (탈당을 번복시키려고) 여러 사람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김 전 대표가 이를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민주당 내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평소 문재인 전 대표와 결을 달리 해왔던 박영선 의원은 이날 안희정 충남지사를 돕는 ‘의원멘토단’ 단장직을 수락키로 결정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확장성과 유연성이 필요하고, 국민들이 박 대통령 탄핵 후 대한민국 지도자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품이 넓고 가슴 따뜻한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을 원한다”며 “안 지사가 가장 적합한 인물인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기동민·어기구·이철희 의원의 안 지사 캠프 합류 발표에 이어 당 내에서는 안 지사 측 합류 의원 수가 최대 30여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7일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김부겸 의원 측도 안 지사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에서 저희와 일하던 분들이 안 지사 지원을 하고 있다”며 지원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안 지사 측의 ‘실무형 캠프’ 구성 방침과는 별개로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본격적인 세 대결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안 지사 측이 박 대통령 탄핵심판 이후 문 전 대표에 대한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결을 위한 진지구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민주당 안팎의 이런 움직임이 대선판세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제3지대의 경우 적어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아우르는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하는데, 조기대선까지 시간이 촉박하다. 국민의당 내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는 당 내 경선룰을 놓고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안 지사의 경우 의원들의 합류가 당장 국민참여경선 선거인단의 표심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는 관측이 중론을 이룬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오랜 시민사회운동 동지이자 ‘복심’으로 불리는 하승창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영입을 발표했다. 그는 “박 시장이 서울시에서 이룬 혁신을 우리의 정책과제로 받아들여 우리의 정책으로 확대해나가는 역할을 하 전 부시장이 하게 될 것”이라는 말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 의사를 밝힌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견기업연합회 정기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왼쪽). 같은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영선 의원이 안희정 충남지사 의원멘토단장 수락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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