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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코로나가 바꿔놓은 은행 기자실 풍경

2020-02-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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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여름, 대한민국은 뜨거웠습니다. 기온 자체가 높기도 했지만 ‘불량 부품’ 이슈로 일부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되고, 평소 10%를 상회하던 전력예비율이 위험수준인 5% 내외로 떨어지며 건물들의 전등과 에어컨이 속속 꺼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모 정부부처를 출입하던 기자의 뇌리 속에 생생한 장면은 따로 있었습니다. 낮에는 건물 내 모든 사무실이 어두컴컴하고 더웠지만 예외인 곳이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기자실이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기자실은 다른 사무실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원했습니다. 감히 추측해보자면, 특권 아닌 특권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7년 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대한민국 곳곳이 아우성입니다. 높은 전염성으로 인해 마스크는 필수품이 됐고,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꺼려지는 상황이 됐습니다. 저부터 대부분의 약속을 깼습니다.
 
이런 비상시국에는 기자라고 해서 예외는 없습니다. 기자실에 에어컨 조금 더 틀어주던 것처럼, 심각한 상황 속 기자실만 방역의 예외로 둘 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각 시중은행들 기자실에 ‘위생에 유의하라’는 안내문이 붙더니 결국 27일 모두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출입 시 마스크 착용, 위생 유의' 등의 안내문이 붙어있던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기자실도 27일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사람을 만나는 것이 주된 일 중 하나인 기자들의 라이프사이클을 생각하면 당연한 조치로 여겨집니다. 개인적으로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은행권 기자실 운영 중단을 통해 체감하는 중입니다.
 
최한영 금융부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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