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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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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염수 방류 개시…윤 대통령, 대국민설명도 생략

별도 메시지 없이 침묵 '지속'…이번에도 대국민 담화는 한덕수 총리 몫

2023-08-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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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구로디지털산업단지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열린 킬러규제 혁파 규제혁신전략회의에 입장하며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일본이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했습니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에 유감을 표명하거나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국민 설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대국민 담화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몫이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의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 1시 오염수를 내보냈습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발생 이후 12년 만입니다. 방류 작업은 원전 부지 내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에 희석한 뒤, 약 1km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내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도쿄전력은 이날부터 하루 약 460톤의 오염수를 희석해 방류하는 작업을 17일간 진행해 총 7800톤을 1차로 내보낼 예정입니다. 134만톤 전체 방류가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는 3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국민 담화 발표했지만…또다시 가짜뉴스·허위선동 '치부'
 
이런 상황에서 오염수 방류에 대해 윤 대통령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한 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다만 한 총리는 "우리 국민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은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가짜 뉴스와 정치적 이득을 위한 허위 선동"이라며 담화에서조차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가짜 뉴스, 허위 선동으로 치부했습니다. 특히 오염수 방류 과정에서 일본의 정보 제공과 관리에만 기댄 채 정부를 믿어달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전반적으로 국민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데 상당히 미흡한 담화였습니다.
 
대통령실도 "우리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것은 정치 선동이 아니고 과학이라고 생각한다"며 한 총리와 같은 입장임을 전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별도 언급을 했는지에 대해 "총리가 대통령의 뜻과 다른 얘기를 하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한 총리의 담화 내용이 곧 윤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의 입장이란 설명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윤 대통령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첫날 한 총리에게 모든 대응을 미룬 채 어떠한 유감 표명이나 대국민 설명 없이 이날 오전 구로디지털산업단지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제4차 규제혁신전략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한미일 정상회의의 성과는 연일 부각하면서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한 메시지는 일절 내지 않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일본 각료회의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오염수 방류를 최종 결정했을 때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방류 전날인 23일에도 한 총리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학적 기준에 맞는 방류'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불리한 현안에 의도적 외면…"국민 안전 책임자 어디갔나"
 
윤 대통령이 오염수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불리한 현안에 대한 의도적인 외면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 한미일 정상회의,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오염수 문제는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고 나서야 오염수 방류 관련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문제를 한일 간 현안으로 앞세우지 않는 데 대해 일본 언론은 윤 대통령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배려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줄곧 "안전의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오염수 문제를 두고 국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인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실종돼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오염수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것은 국민 안전 책임자로서의 의무와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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