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의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빈 방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미국 정보기관의 도청 의혹 정황이 담긴 기밀문건의 유출 사태가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이 이번 방미 일정을 고려해 미국의 도청 의혹에도 별다른 항의 없이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NBC방송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인터뷰에서 "이 사안은 한미 동맹을 지지하는 철통같은 신뢰를 흔들 이유가 없다"며 "왜냐하면 이(동맹)는 자유와 같은 가치 공유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은 양국 동맹이 '높은 수준의 신뢰'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당신이 그런 신뢰가 있다면, 당신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유출된 기밀문건에는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포탄 지원 문제에 대해 나눈 대화가 포함됐습니다. 이를 두고 미국이 정보기관이 한국에 대해 도청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조만간 협상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결코 핵무기에 의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향후 북한과의 대화나 협상보다는 미국과의 공조를 통한 '확장억제 강화'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해 "우리는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백악관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지 않다는 점도 전했습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윤 대통령이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성을 강조하며 한국은 힘에 의한 현상 변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전 로이터통신 인터뷰 때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 겁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