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목마른 대기업들, 두산솔루스에 '눈독'
두산솔루스 매각 예비입찰 임박…1조원 매각가 놓고 줄다리기 나선 화학사들
입력 : 2020-06-01 06:04:16 수정 : 2020-06-01 06:04:16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1조원 대어' 두산솔루스에 화학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 화학사들은 전통적인 석유 제조업 부진이 계속되자 전기차 배터리, 친환경 소재 등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섰는데 이런 목적으로 화학사들이 두산솔루스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보인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와 화학업계에 따르면 다음 주 초 두산솔루스 매각 예비입찰이 시작된다. 매각 대상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50.48%다.
 
앞서 두산그룹은 경영 상황이 악화하자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출했는데 여기에 두산솔루스가 포함됐다. 두산그룹은 유상증자, 자산매각, 제반 비용 축소 등을 통해 3조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내놨다. 이후 두산은 계열사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두산솔루스 매각은 그 첫 단추인 셈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수가 놓고 줄다리기
 
두산솔루스를 두고 두산그룹과 화학사들은 치열한 줄다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이 기대하는 매각 가격대는 8000억~1조원 수준이다. 앞서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와의 매각 딜에서 두산그룹이 등 돌린 매각가는 6000~7000억원이었다. 
 
지난해 10월 (주)두산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된 두산솔루스는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 전지박(동박)과 OLED(올레드) 소재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지난 1분기에 헝가리에 1만톤 규모의 동박 공장 준공에 착수한 두산솔루스는 두산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손꼽힌다. 
 
다만 1조원 매각 대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아직 두산솔루스의 매출액이 크지 않고, 인수 후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1조원의 매각 대금이 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SKC가 동박 제조업체 KCFT(현 SK넥실리스) 지분 100%를 인수할 때 낸 매각 대금은 1조2000억원이었다. KCFT보다 동박시장 점유율이 낮은 두산솔루스 지분 50%에 대한 가격 1조원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두산솔루스의 유럽 입지 조건과 보유 중인 기존 성장산업을 고려했을 때 1조원 가격이 적절한 수준이라는 반응도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두산솔루스 2차전지 증설이 집중되고 있는 유럽에 위치한 유일한 전지박 업체이며 유럽지역의 높은 진입장벽 및 시너지 창출 감안 시 현 시가총액 수준에서 20% 내외 프리미엄으로 인수하는 것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두산솔루스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연결기준 매출액 809억원, 영업이익 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 17%, 11% 증가한 것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1조원 규모의 OLED 소재시장도 2025년 2조원으로 연편균 14%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두산솔루스는 고효율, 저전압, 장수명 핵심 기술 및 특허를 보유해 경쟁력 있는 주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분기에 헝가리에 1만톤 규모의 동박 공장 준공에 착수한 두산솔루스는 두산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손꼽힌다. 사진은 두산솔루스 헝가리 전지박 공장 전경. 사진/두산솔루스
 
잇따른 대기업 간 보기…변수는 롯데케미칼?
 
두산솔루스 유력 인수 후보로는 SK, LG, 롯데 등 대기업들이 거론되고 있다. SK와 LG그룹이 두산솔루스 인수를 통해 기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확장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다만 두산솔루스의 사업 구조를 고려했을 때 이들이 직접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위기도 있다. OLED 소재 사업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가진 두산솔루스가 대부분 매출을 삼성으로부터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LG그룹 등이 두산솔루스를 인수할 경우, 삼성 입장에선 경쟁그룹로부터 핵심 소재를 납품받는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다. SK그룹도 이미 지난해 KCFT를 인수한 가운데 두산솔루스를 1조원이 넘는 가격에 사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알려졌다.
 
이에 그나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롯데케미칼이다. 사업 구조상 OLED 소재 매출은 삼성에서, 전지박 매출은 LG그룹에서 거두는 두산솔루스를 품기에 적절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앞서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롯데그룹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인수·합병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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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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