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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경제 특별시 선언한 인천…선진국 도시와 격차 여전
네덜란드 북부 도시, 매년 27만톤 수소 생산...일본 키타큐슈, 시내 파이프 라인 개설
2019-11-23 06:00:00 2019-11-23 06:00:00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인천시가 수소 경제 특별시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장기간 답보 상태였던 동구 수소연료전지사업에 대한 민관 합의를 전격 이끌어내면서다. 수소경제의 핵심인 연료전지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선진국 도시들의 수소산업 경쟁력을 보면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선진 도시들의 경우 시내에 수소 에너지를 전달하는 파이프 라인이 들어서는가 하면 도시와 도시를 잇는 수소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전문가들은 수소 경제의 지속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 법 제도 마련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22일 대한무역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흐로닝언을 비롯한 네덜란드 북부 도시들은 수소 경제 선도 도시로 손 꼽힌다. 이 도시들은 해상 풍력 발전소를 통해 대규모 친환경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식 기반 인프라와 대규모 화학 클러스터를 보유해 수소 에너지 생산과 조달에 적합한 곳으로 평가 받는다.
 
네덜란드 북부 도시들은 2017년부터 2030년까지 수소 경제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매년 약 27만톤의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kg당 2~3유로(약 2600~3900원)의 수소 에너지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은 수소 도시가 지속가능한 산업이라는 믿음 아래 관련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리즈 시의 경우 2030년까지 기존 천연가스 배관을 활용해 수소를 공급하는 리즈 시티 게이트 프로젝트(Leeds City Gate Project)를 계획 중이다. 영국 정부도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2016년 7월 기존 천연가스를 100% 수소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적, 경제적 관점의 타당성 검토를 시작했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은 이미 다양한 지역에서 저탄소 수소 공급 사슬을 건설해 진정한 수소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8개 지역에 각각의 수소 사회 모델을 구축, 이를 하나로 통합하는 거대한 수소 도시로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대표적인 곳이 키타큐슈와 고베다. 키타큐슈는 시내를 통과하는 파이프 라인을 조성해 수소 에너지 모델 도시를 만들고 있다. 파이프 라인을 통해 일반 가정과 상업 시설, 공공 시설에 수소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수소의 편리성과 안전성을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베는 시내 수소 가스 터빈을 이용해 전기와 열 에너지를 주변 공공시설에 공급하는 수소 CGS(Co-Generation System)를 구축했다. 가스 터빈의 발전 효율이 30%로 다소 낮지만 저렴한 발전 비용과 커질수록 효율성이 높아져 대량 생산이 가능한 터빈의 특성을 활용했다.
 
전문가들은 인천시가 선진 수소 도시들을 따라 잡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국회 차원의 관련 법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지자체의 의지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중앙 입법 기관과 행정 기관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다.
 
백옥선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소 경제 사회에 대한 체계적 대응을 위해선 시장 형성과 기반 조성의 측면에서 법제화가 필요하다”며 수소 경제 법안과 안전 법안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모 인천시의원은 “앞으로 수소 경제 로드맵에 근거한 다양한 정부 사업이 진행될 것이며 인천시도 이 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면서 “인천시는 수소 경제에 필요한 기반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선도적인 수소 경제를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5월 요코하마 시청을 방문해 요코하마시 폐기물 및 수소에너지 정책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인천시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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