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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양자물리학’, 가장 완벽한 권력 모순 이론서
‘생각은 현실이 된다’ 양자물리학 개념, 권력구조화 속 ‘결부’
연예-검찰-정치 뒤섞인 먹이사슬, 안정성 가정한 ‘모순’ 지적
2019-09-16 00:00:00 2019-09-16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양자물리학은 정확하겐 마블의 앤트맨세계관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원자 보다 더 작은 양자 세계 속에선 시공간 개념이 무의미해진다. 이 개념은 사실 기묘하게 현실의 권력 구조화 시스템에 완벽하게 결부돼 있다. 물리학적 개념으로 접근하기엔 워낙 심오한 이론이다. 아주 쉽고 간단하게 정의한다면 힘과 운동이다. 각자 떨어진 어떤 것들이 이러저러한 힘을 받으면 어떤 운동을 하게 되는지를 밝히는 이론, 이것이 양자물리학 기초가 되는 양자역학 개념이다. 권력 구조 역시 마찬가지다. 본질적으로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주체들이 만나서 새로운 힘을 구축하고, 구축된 그 힘들은 또 다른 권력을 위해 운동 에너지로서의 파동을 흘려 보낸다. 이건 이미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권력시스템화 기본 골격이다. 영화 내부자들을 통해서 권력의 실체가 어떤 민 낯으로 대중들을 바라보고 있는지가 만천하에 공개된 바 있다. 영화 양자물리학은 그 권력이 어떤 병리학적 구조 속에서 발생된 생물체인지를 엔터테인먼트 한 시각으로 접근한다. 엔터테인먼트가 시각을 편협하게 만든다면 완벽한 착각이다. ‘양자물리학은 우리가 단 한 번도 결부시키고자 접근한 바 없는 구조적 모순을 짚어낸다. 사실상 권력은 어떤 개념으로 접근한다고 해도 인과관계에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게 된다. 그건 권력 자체 모순이 있기 때문이다. 그 모순을 양자물리학이 정확하게 들춰냈다.
 
 
 
유흥업계 초특급 에이스로 꼽히는 이찬우(박해수)는 바닥부터 시작해 서울 최고의 땅 한 복판에 거대한 비즈니스 클럽 오픈을 앞두게 됐다. 같은 업계 최고 매니저이자 권력층 황금 인맥을 보유한 성은영(서예지)를 어렵사리 스카우트한다. 어린 시절 유흥계 밑바닥부터 시작한 찬우는 드디어 정점에 서게 된다.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양자물리학적 신념을 인생 모토로 삼아 온 찬우의 미래가 열리기 직전이다.
 
클럽 오픈을 앞두고 지인의 클럽에 방문한 찬우는 유명 래퍼 프렉탈(박광선)의 마약 파티를 눈치챈다. 공명심보단 양자물리학적 개념으로 파동과 파동은 또 다른 에너지를 만든단 개념에 입각해 평소 친하게 지내던 경찰청 범죄정보과 박기헌 계장(김상호)에게 이 사건을 제보한다. 공교롭게도 박계장은 청와대 비서실장 비위 사건을 내사하면서 명동 사채 시장 큰손 백영감(변희봉)이 연결된 고리를 찾고 있었다. 찬우의 제보로 연예인 사건에 대한 화제성으로 잠시 숨을 돌리려던 찰나 박 계장은 프렉탈을 통해 자신과의 마약 파티 멤버 중 한 명으로 백 영감의 늦둥이 막내아들이 포함됐단 사실을 알게 된다. 박계장은 청와대 비서실장의 목줄을 쥔 백 영감의 막내 아들을 틀어 쥐고 청와대 비서실장을 타깃으로 삼는다.
 
영화 '양자물리학' 스틸. 사진/(주)메리크리스마스
 
하지만 박계장의 은밀한 내사는 유출된다. 검찰청 양윤식 검사(이창훈)는 이 사건의 냄새를 맡고 백 영감에게 접근한다. 평소 권력욕에 사로 잡혀 있던 양 검사는 백 영감에게 마약 사건 무마를 대가로 청와대 진출 거래를 제안한다. 이후 박계장은 검찰의 뜻 하지 않은 사건 무마 압박에 구속이 되고, 찬우 역시 클럽 폐업이란 극단적 상황에 처하게 된다. 여기에 찬우의 클럽 실질적 오너였던 정갑택(김응수) 역시 양 검사에게 압박을 당한다. 정갑택은 백 영감과 양 검사를 놓고 줄타기를 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짜고 결국 찬우를 압박해 마약 사건과 뜻 하지 않게 벌어진 살인 사건을 덮으려 한다. 사건의 향방은 찬우를 옥죄는 방식으로 급격하게 흘러가게 된다. 찬우는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간단한 제보에서 시작된 사건이 자신의 모든 것을 짓밟게 됐고, 사건의 향방이 걷잡을 수 없이 거대한 권력 구조의 추악함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에서 엇박자가 난 것일까. 박 계장의 내사를 검찰은 어떻게 눈치를 챘을까. 양 검사는 이 사건의 핵심을 어떻게 정확하게 노렸을까. 찬우의 든든한 뒷배를 자처한 정갑택은 왜 단 번에 그를 배신했을까. ‘양자물리학적 개념으로 접근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게 바로 권력 자체의 모순이다.
 
양자물리학은 단순한 마약 사건으로 시작된 전체의 발단이 사실은 연예계와 검찰 그리고 정계까지 연루된 거대한 게이트의 실체임을 점층적으로 구조화시켜 공개한다.
 
영화 '양자물리학' 스틸. 사진/(주)메리크리스마스
 
내부자들이 선보인 권력의 민 낯은 추악함이었다. 가질 수 없기에 가장 완벽하게 존재해야 하는 권력의 실체는 사실 그러했다. 그들 역시 그것을 유지하고 지탱하는 힘의 근원을 착각에서 끌어왔다. 대중들의 우매함을 전제로 삼고 출발했다. ‘양립이 불가능한 고상함우매함의 두 개념이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발목을 쥐고 흔들어 버리는 모순의 민 낯일 뿐이라고 고발한 바 있다. 권력의 속성은 그래서 동전의 양면처럼 완벽하게 나눠져 있는 오류의 정반합이다. 권력은 가장 안전하지만 가장 위험한 실체다. 권력은 가장 완벽하면서도 가장 불완전하다. 그래서 권력은 가장 절대적이라고 정의할 수 있지만 그 절대성이 결코 유지될 수 없다. 그게 내부자들의 속성이었다.
 
영화 '양자물리학' 스틸. 사진/(주)메리크리스마스
 
양자물리학내부자들이 그린 구조화를 보다 더 날 것으로 접근해 실체화한다. 통념상 대중 문화의 가장 하위 계층으로 분류된 유흥이 배경이다. 권력 자체 수직적 개념을 대입시키기 위한 시작이다. 마약이 등장한다. 우리 사회 기득권이 선택하는 여러 유흥 수단 중 하나다. 여기까지가 권력이라고 불리는 기득권의 선택적 엔터테인먼트의 민 낯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여러 부작용은 명확하다. 살인이 등장하고 권력형 사건 청탁과 무마가 등장한다. 일련의 카테고리는 수직적 권력 구조가 갖는 구조화의 불안정성을 수평적 개념으로 받쳐 준다. 권력이 위로 상승하고 그것을 유지시키는 기득권의 선택적 횡의 구조가 사건의 실체화로 드러난다. 이건 우리 사회가 이미 밤의 문화 속에서 매번 보고 듣고 체득한 사건의 주기율표.
 
영화 '양자물리학' 스틸. 사진/(주)메리크리스마스
 
양자물리학은 과학 기술은 물론 철학 문학 예술 등 다방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입자에 관한 기초 이론이다. 힘과 운동의 이론이다. 힘이 작용하는 힘을 받은 물체는 운동을 하게 된다. , 즉 권력은 사회 시스템 안에서 수직의 개념이다. 위로 솟구치는 힘의 동력은 사건이다. 사건은 언제나 우리 사회의 민 낯에서 발생한다. 그 민 낯은 무엇 인가. 이미 우리 사회가 생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진 시대 아닌가. ‘생각을 현실로 만든다는 양자물리학 개념은 결국 우리 사회의 완벽한 민 낯의 실체다. ‘내부자들은 너무 무겁다. ‘양자물리학은 사회 구조화 속 힘의 개념을 집대성한 가장 완벽한 이론 집합서다. 개봉은 오는 25.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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