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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규제비율 부담됐나…은행채 보름새 8천억 발행
2021-01-19 16:03:37 2021-01-19 16:03:37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하나은행이 올 들어 약 8000억원의 은행채를 발행하며 현금 확보에 나섰다. 만기 도래 채권에 대한 차환과 규제비율을 넘어선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낮아진 금리 탓에 당장 조달비용은 낮췄지만 증가한 채권만큼 만기집중 부담은 늘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달 12~14일 사흘간 은행채 7800억원을 발행했다. 은행채는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발행은 롤 오버(차환)를 위한 용도"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달 말까지 만기일이 도래하는 하나은행 은행채 규모는 4200억원이다. 만기 도래분의 평균 금리는 1.75%로, 이번에 차환용으로 발행한 채권 평균 금리가 1.01%인 점을 고려하면 약 0.74%포인트의 조달금리를 줄였다. 연간 이자 비용 310억원을 아낀 셈이다.
 
추가 3600억원을 발행한 만큼 이번 은행채 발행이 단순히 차환 용도에만 그치는 건 아니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3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예대율이 100.5%를 기록하면서 4대 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예대율 규제기준(100%)을 넘겼다. 금융당국은 오는 6월 말까지 105%포인트 이내까지 기준을 완화했지만, 종료 시점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입장에서 은행채는 정기예금(0.90%)보다 이자부담이 크다. 또 채권 만기가 비슷한 시점에 겹치게 되면 상환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은행들은 정기예금에 대한 인기가 떨어지고 수시입출금과 같은 저원가성(요구불) 예금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예수금만으로는 예대율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년 전보다 11조9874억원 감소했지만 요구불예금 잔액은 131조9968억원 급증했다.
 
저원가성 예금은 조달부담은 적지만 이탈 가능성이 크기에 안정적 자금조달원은 아니다. 연초 증시 활황에 따라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12일 사이 22조700억원이 빠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조달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일정 수준의 예금 비중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요구불 예금 비중이 16%이었으나 지난해 말 20.7%로 올렸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는 '하나원큐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를 연 0.80%에서 0.90%로 0.10%포인트 인상해 예수금 조달에도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이 차환과 규제비율 준수를 위해 올 들어, 보름만에 약 8000억원의 은행채를 발행했다. 사진/하나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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