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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팝스타, 케이티 페리

2020-08-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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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 위치한 유니버설뮤직 사옥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기거하는 케이티 페리를 화상으로 만났다. 사진/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세계 팝 음악계의 ‘윌리 웡카’ 케이티 페리(본명 캐서린 엘리자베스 허드슨, 35)를 만났다.
 
3년 만의 5번째 정규 ‘Smile’발표 관련, 한국 매체로는 뉴스토마토와 한국일보 두 군데서만 진행했다.
 
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유니버설뮤직 사옥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기거하는 이 팝스타와 화상으로 만났다.
 
분홍드레스에 헤어밴드를 차고 직사각 화면에 등장한 페리는 “코로나로 이 세계가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지옥을 헤치고 나온 내 노래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그들의 힘듦을 극복하도록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번 앨범을 소개했다. [뉴스토마토 8월28일, 기사 참고 (인터뷰)케이티 페리 “암흑의 코로나 시대, 내 음악 빛 될 수 있다면”]
 
페리는 2017~2018년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다. 이 시기 결혼한 남편과 이혼 도장을 찍었고, 세계적인 여성 팝스타들과 경쟁하며 시련의 세월을 보냈다. 레이디 가가, 비욘세 등과 달리 페리의 최대 약점은 세계 대중음악계가 '음악성'의 지표로 삼는 그래미 수상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점이다. (후보 지명에는 13번이나 올라 수상하지 못한 여가수 중 두번째로 많은 기록을 보유 중이다.)
 
하지만 '대중성'을 척도로 타가수와 놓고 보면 페리의 성과는 단연 압도적이다.
 
CCM 앨범이었던 데뷔작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발표한 네 장의 앨범으로 빌보드 넘버 원 송을 9개나 쏘아 올렸다. 이 중 2010년작 ‘Teenage Dream’ 한 장에서만 5곡이 나왔는데 이는 마이클 잭슨에 비견될 만한 기록이다. 정식 팝 음악계에 데뷔한 2008년부터 전 세계 도합 4500만장의 앨범 판매, 400억 이상의 스트리밍을 기록 중이다. 메가히트송 ‘Roar’의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31억뷰로 세계 여가수를 통틀어 1위며, 트위터 팔로어 수는 약 1억800여만명(방탄소년단의 약 6배 규모)에 이른다. 세계적 패션지 보그와 엘르 표지를 수차례 장식한 대중문화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스타로서 산다는 것, 이면의 그의 세계에 대해서 조금 더 깊게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앨범 제목‘Smile’과 관련해 '가짜 미소를 띠어야 했던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물론이다. 진짜 웃음을 되찾기 위해서 이번 앨범 수록곡들을 썼다"고 웃으며 답했다.
 
전작 4집으로 월드투어를 돌 당시가 특히 그랬다고 그는 얘기한다. 무대 오르기 전, 그는 전 남편의 이혼 통보를 문자 메시지로 받았다. 이 때문에 '무대 오르기 직전의 트라우마'가 생겼다. 지금은 공연 시작 30분~1시간 전 일부러 휴대폰을 안보는 습관까지 생겨 버렸다.
 
"문자 하나에도 심하게 흔들리는 나 자신을, 공연을 보호할 필요가 있었다. 동남아시아의 어떤 곳에서는 팬들이 버스를 대절해오기도 하는데 그런 분들을 실망시키는 짓을 할 수는 없으니까... 나는 관객의 믿음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
 
어쩌면 대중들은 그를 화장을 하고 예쁜옷을 입고 춤추는 이미지적으로 그녀를 소비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2시간 동안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의 내면 세계는 지금까지 만난 팝스타 보다도, 심해 만큼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엔 명상을 즐긴다. 내 자신을 내면 깊이 들여다보면 많은 것을 보게 된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해보고 싶다. 세상의 모든 것을 여러 겹의 레이어와 관점으로 바라보는 철학의 시선이 좋다."
 
페리는 "긴 어둠의 터널, 지옥을 뚫고 한 줌의 빛을 보기 시작할 때 이번 앨범의 곡들을 썼다"고도 했다.
 
"나는 토론을 좋아하고 선의의 비판자 역할을 하는 것을 즐긴다. 체스를 두듯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걸 즐긴다. 그래서 인생이 일직선이 아니라 롤러코스터라 한다면, 마구 휘고 꼬인 롤러코스터를 탄 나는 훨씬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생각한다. 뮤지션들 중엔 늘 예쁘고 순탄했던 인생이 아닌 여러 질곡을 겪은 이들이 많다. 우리는 힘들지만 함께 극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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