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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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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책값은 무조건 싸야 좋을까..'도서정가제' 논란(영상)

2020-08-24 18:24

조회수 : 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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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은 정치·사회·경제·문화 등에서 여러분이 관심 갖는 내용을 찾아 소개합니다.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오는 11월 개정을 앞둔 '도서정가제'를 두고 출판·문화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난 7일 작가협의회, 출판계, 독립책방 등 유관 단체들이 대책위를 구성하고, 19일 기자회견을, 20일엔 토론회를 열며 연일 목소리를 냈는데요. 그 이슈와 현장을 짚어봤습니다. 
 
도서정가제는 책을 표시 가격인 '정가'에 팔도록 법으로 정해 과도한 할인이나 마케팅 경쟁으로 인한 급격한 가격하락을 방지하는 제도입니다. 책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판매되거나 불공정한 유통 구조가 성행하면 결국 중소서점과 출판사, 작가의 공멸로 이어져 '그저 돈 되는 값싼 책'만 살아남을 거란 우려도 반영됐습니다. 문화선진국으로 불리는 유럽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을 제정해 2003년부터 도서정가제를 시행해왔습니다. 당시 '벤처 붐'과 함께 꿈틀대던 IT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온라인 판매 등에서 약간의 혜택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틈을 파고든 대형·온라인 서점은 정가 판매의 예외로 규정된 '발행일로부터 18개월이 지난 책'을 '헐값'에 팔아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신간에 법적으로 허용된 할인율이 10%였는데, 1년 반만 지나면 80~90%까지 값을 깎은 겁니다.
 
문제가 표면화한 건 2014년. 대형·온라인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는 모조리 '할인율 높은 책'이 차지하기 시작했고, 작품성 있는 신간은 제대로 홍보조차 되지 못하고 밀려났다는 게 당시 출판·문화계와 정부의 공통된 인식이었습니다. 이에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3년마다 돌아오는 재검토 시기에 맞춰 법을 개정해 신간과 구간 할인율을 동일하게 15%(할인 10%, 적립 5%)로 제한했습니다. 
 
그 결과 도서정가제 시행 전인 2002년 출간 종수가 3만5000종으로 당시 일본의 7만종 대비 절반에 불과했던 상황이, 현재는 8만종으로 호전됐다는 분석입니다. 우후죽순 폐업하며 자취를 감췄던 동네의 작은 책방, 소위 독립서점도 제도 실효성이 강화된 2014년을 기점으로 550여개가 새로 생겨났다는 통계도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월20일로 예정한 개정 시점을 앞두고 출판·문화계와 문체부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해왔습니다. 출판법상 도서정가제 관련 조항은 3년마다 그 타당성을 검토해 폐지, 완화 또는 유지 등의 조치를 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인데, 최근까지 민관협의체에서 대체로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오다 돌연 문체부가 전면 재검토를 통보했다는 게 출판·문화계 측 주장입니다. 
 
[신현수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적어도 현행 도서정가제는 충분하진 않지만 작가, 출판사, 작은서점과 독립서점 등이 상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도서는 시장경제 대상이 아니고 정신문화의 모체입니다. 오히려 도서정가제를 강화하는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사무처장]
"책 읽는 사람들의, 국민들의 편익이 뭐냐. 이 관점이 가장 핵심적인 관점입니다. 독자의 편익이라고 하는 것은 책 값이 싸다고 생기는 게 아닙니다. 지금 코로나 기후위기 때문에 온 세계가 난리인데, 이럴 때 기후위기와 관련된 책을, 코로나에 관한 책을 봐야겠다 생각했을 때 접근할 수 있어야 됩니다. 서점에 가든 도서관에 가든. 작가의 글이 출판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생각이 유통되는 게 출판입니다. 독자의 편익이라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주셔야 합니다."
 
그래픽/표영주 뉴스토마토 디자이너
 
이와 관련해 문체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소비자 후생'을 추가 제고할 방향이 있는지 종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현행 제도) 폐지를 검토하는 건 아니고, 민관협의체 합의안을 아예 고려 안 하겠다는 입장도 아니고요. 국민청원까지 들어올 정도로 국민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고 후생과도 연관된 사안인 만큼 소비자 후생을 조금 더 제고할 방향이 있는지 추가적으로 의견 수렴을 거쳐서 종합해서 개선안을 마련하자는 게 기본적인 입장입니다."
 
특히 지난해 도서정가제를 폐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점이 부담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청원이 20만을 넘겼다는 건 그 내용에 국민들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이 제도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는 건 보여질 수 있는 포인트였던 것 같거든요. 소비자들의 제도에 대한 불만이 많이 누적돼 있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추가 검토를 하지 않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청원에 대한 답변 당시 박양우 장관도 현행 도서정가제의 긍정적 효과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우리나라의 지역서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오다가 현행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최근 독립서점의 수가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도서 목록이, 구간 중심에서 당해 연도에 발행된 신간들 중심으로 재편되어 출판시장이 점차 건강해지는 경향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이 전자책을 예외로 인정해달라는 IT기업과 전자책업계의 요구 때문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일각에선 국민청원을 올리고 도서정가제 폐지 운동을 이끄는 측이 사적인 의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도서 할인 판매를 하는 앱 서비스업체 대표가 자신의 사업 확장을 위해 사실과 맞지 않는 근거들을 제시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도서정가제가 할인율을 일정 수준 제한하는 만큼, 그 이면에 있는 건전한 유통구조나 출판시장 다양성 보호 같은 긍정적 측면이 알려지기보다는 '책값만 올리는 정책'이란 편견에 휩싸였다는 탄식도 나옵니다. 
 
제품을 반값에 사고, 굿즈를 덤으로 받는 건 '소비자 후생'일 수 있지만, '독자의 후생'은 아닐 겁니다. 연말에 법이 개정되면 이를 다시 검토할 수 있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3년. 어렵게 생겨난 독립서점과 꿋꿋이 자리를 지켜온 다양한 작품과 작가, 그리고 이들을 지원하는 작은 출판사들이 사장되기엔 충분한 시간입니다. 지금까지 이슈&현장이었습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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