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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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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했지만, 상처는 남았다

2020-08-23 17:34

조회수 :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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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협 페이스북
1. 의대협의 덕분이라며 챌린지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이 소속된 대한의과대학학생협회(의대협)은 최근 SNS에 “코로나 사태의 극복을 위해 헌신한 의사들을 기만하는 정부와 여당을 규탄한다”며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향하게 만든 그림을 첨부했다. 이는 정부가 코로나와 싸우는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해 시작한 ‘덕분에 챌린지’의 수어(手語) 손동작을 반대로 뒤집은 것이다. 조승현 의대협 회장은 “엄지를 위로 치켜세우며 의료진 헌신과 노고를 기린다며 ‘덕분에’라는 말을 일삼았지만, 의료계와는 어떠한 논의도 없이 코로나 영웅 주역들을 파멸로 이끄는 정책을 비판하고자 고안했다”고 밝혔다.

2. 뿔난 농인들
한국농아인협회는 즉각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 제목은 '의대생들은 수어를 모독하지 마라'였다.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의료현장에서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편 주먹을 손바닥 위에 올리는 형태의 수어는 타인을 “존경한다”는 뜻으로 수어를 모르는 사람조차 널리 알려진 수어다.
그러나, ‘존경’을 뒤집은 형태는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굳이 의미를 부여한다면 존경이라는 단어의 반대 의미를 넘어서 남을 “저주한다”와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농아인협회는 의대협이 미래의 이익을 지키겠다며 대한의사협회의 파업에 참여하는 자체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지만, 남을 저주한다는 의미를 담은 엉터리 수어를 상징으로 사용하는 것은 “수어에 대한 모독”으로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농아인협회는 "우리 농인에게 ‘수어’가 갖는 위상과 가치는 국어의 그것보다 더 높다. 그러한 농인들의 수어를, 생명을 구하는 의사가 될 의과대학생들이 미래의 이익을 지키겠다며 끌어다 쓰고 모독한 것이다"고 밝혔다.
 
3. 한 발 물러난 의대협. 그러나.
이를 두고 비판이 일자 의대협은 사과문을 SNS에 게시했다. 의대협 측은 ‘덕분이라며 챌린지’에서 사용한 손 모양에 상심했을 모든 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덕분에 챌린지'를 이용함은 코로나 방역이 의료진 덕분이라며 치켜세웠던 정부가, 정작 의료인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고 정책을 강행하는 실태를 알리기 위해서 였다. 또한 그림을 통해 '덕분에' 그 이면의 상처 입은 손바닥을 강조하고자 함이었다"고 해명했다.
의대협 측은 다른 의미지로 덕분이라며 챌린지의 의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37만 농인, 그리고 덕분에 챌린지에 호응했던 많은 시민들에게 상처를 남긴 후다.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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