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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시민단체,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 업무상배임 혐의 고발

"회수 가능성 없는 업체에 자금 대여 후 대손충당금 설정"

2020-08-0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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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업체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됐다.
 
민생경제연구소와 시민연대함깨, 세금도둑잡아라 등 단체는 3일 방정오 전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업무상배임)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고발장에서 "하이그라운드의 대주주로서 회사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방정오는 2018년 이 회사의 자금 19억원을 회수 가능성이 의심스러운 컵스빌리지에 대여하게 해 컵스빌리지에 같은 금액만큼 이득을 취하게 하고, 하이그라운드에는 그 금액만큼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하이그라운드는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 등을 제작하며, 지난해 매출액 193억원 중 191억원이 TV조선으로부터 받은 외주 제작 물량에서 발생했다. 방 전 대표는 지난해 말 기준 이 업체의 지분 35.3%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들 단체는 "방정오의 하이그라운드 지분은 형식적으로는 35.3%로 돼 있다"며 "나머지 주주들은 투자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역외펀드로 보이고, 투자 형태가 국제회계기준상 사실상 부채로 취급되는 '전환상환우선주'이므로 사실상 방정오가 하이그라운드를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컵스빌리지는 영어유치원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며, 방 전 대표는 이 업체의 대표이사로 재임하다가 지난 2107년 11월20일 사임했다. 하이그라운드의 지난해 외부감사보고서를 보면 컵스빌리지가 기타특수관계자로 등록돼 있다.
 
이들 단체는 "하이그라운드는 드라마 제작을 하는 회사이고, 컵스빌리지는 영어유치원을 하는 회사이므로 아무런 사업적 연관성이 없다"며 "오로지 연관성이 있다면 방정오가 하이그라운드의 대주주이고 컵스빌리지의 전 대표이사였다는 것뿐인데도 19억원의 자금을 대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이그라운드는 대여한 직후인 2018년 말 15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하고, 2019년 말에 나머지 금액과 이자에 대해서도 전액 대손충당금을 설정하해 총 19억8800만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며 "이렇게 전액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는 것은 스스로 대여금에 대한 회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하이그라운드의 자금 19억원을 사업상 연관성이 전혀 없는 컵스빌리지에 대여한 것은 컵스빌리지에는 해당 금액만큼 이득을 준 것이고, ㈜하이그라운드에는 그만큼 손해를 입힌 것으로도 업무상배임에 해당한다"며 "이와 같은 의사결정은 하이그라운드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방정오에 의해 내려졌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민생경제연구소와 시민연대함깨는 6월11일 후원금 부실 관리 의혹이 제기된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일부 보도와 관련해 조선일보 방상훈·홍준호 사장과 A기자 등 기자 3명과 관련 데스크, 박모 편집국장을 명예훼손, 업무방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이후 지난달 15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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