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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행장님의 '주먹인사'

2020-07-0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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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은행의 임원분을 오랜만에 뵙고 헤어지면서 저도 모르게 손을 뻗다가 참았습니다. 악수 차 내민 손에 '아차'하는 기분이 든 탓입니다. 동시에 지난 화요일 뵀던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모습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지난 7일 금융보안원이 개최한 '정보보호의 날' 기념 행사에는 금융권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진 행장은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많았는지 행사 직전까지 연신 인사로 바빴습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건 진 행장의 '주먹 인사'입니다. 사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주먹 인사가 대수롭지 않게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중이 주먹을 건네어 인사를 청하는 진 행장의 모습은 정중함과 반가움이 담뿍 묻어있었습니다. 몸에 익은 인사가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 전해짐이 제게도 느껴졌습니다.  
 
진 행장의 행동은 짧지만 그간 신한은행의 마음가짐이 고스란히 담긴 듯합니다. 손을 내밀다 깜짝 놀라는 거뒀던 저와는 사뭇 다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긴장이 느슨해질 법도 하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긴장을 놓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것은 일상이 됐고, 인사 발령자와의 마지막 인사는 사무실 치킨파티로 대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달 중순까지 외부접촉을 자제하는 지침을 내린 곳도 여럿 있습니다.  
 
덥고 습한 날씨에 마스크가 못 견디게 답답한 요즘입니다. 매일 같이 오는 재난문자로 주의를 받고 있지만 이따금씩 긴장을 풀고 요령을 부리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로 아직 몸에 배지 않은 방역 습관이 민망함으로 다가오는 때 입니다.  
 
은성수(앞줄 왼쪽 일곱번째)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정보보호의 날 기념 세미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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