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이라는 말은 이제 잘 쓰지 않습니다. 시장은 커질 만큼 커졌고,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뮤지션들과 독립되지 않은 뮤지션이 혼재되어 있으니까요. 그냥 홍대는 음악의 메카였기 때문에 대부분 ‘홍대신, 홍대 뮤지션’이라는 용어를 쓰기로 했습니다.
밴드 디코이는 지난 19일 데뷔 앨범 ‘COLOR MAGIC(컬러 매직)’을 발매했습니다. 클럽 롤링홀과 관계가 깊은 롤링컬쳐원이라는 회사가 선보이는 신예였죠. 그들은 데뷔 전 배포했던 보도자료를 통해 꾸준히 ‘아이돌 밴드’라는 수식어를 담아왔습니다. 실제로 디코이는 세계관과 퍼포먼스가 있는, 아이돌과 비슷한 형태의 밴드였습니다.
쇼케이스 현장에서는 이 ‘아이돌 밴드’와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사실 아이돌 밴드, 비 아이돌 밴드를 구분 짓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음악을 직접 만들면 아이돌 밴드가 아니다”라고 하기에는 직접 작사, 작곡, 안무를 만드는 ‘자체 제작돌’도 많이 생겼습니다. 비주얼, 음악, 기획사의 크기 등등 어떤 기준을 대도 참 모호합니다.
답변이 빙빙 돌자 한 멤버가 마이크를 잡아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돌 밴드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게 되면 일반 밴드보다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일반 밴드와의 차이는 사실 딱히 크지 않다. 마음 가짐의 차이일 뿐”이라고요. 맞는 것 같습니다. 헝그리 정신으로 골방에서 음악을 해왔다고 해서 누가 눈길이나 주겠어요. 그냥 “우린 밴드 하는 아이돌입니다”라고 말하는 게 더 좋은 전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