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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새해부턴 성과보다 과정…은행들 직무평가 개선

2020-01-0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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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이 강조될수록 은행도 유연성이 강조되는 모양입니다. 새해 신년사에서 업계 1,2위를 다투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행원평가에서 성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서 한 발 떨어진 두 은행이 같은 시점 비슷한 맥락의 직원평가 개편안을 가지고 온 것을 보면 역시나 같은 시각을 가지고 있단 점이겠죠. 소비자 보호와 이익을 강조한 개편안을 가져온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과는 다른 결로 보입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신년사에서 '같이성장 평가제도'를 제시했습니다. 핵심은 '이행과정평가'라 칭했는데 쉽게 말해 직원들이 결과로 평가받는 과거 시스템에서 벗어나 직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에 주목해 달라는 주문이자 제도의 설명입니다. 숫자로 분명히 증명되는 은행업에서 이런 직원평가제도 제시가 어떤 결과를 만들지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신년사에서  'AI기반 알고리즘'에 기반한 '신 HR 플랫폼' 구축을 언급했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직원 영업점 이동 및 배치가 시도되고 인사 제도상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복안입니다. 앞서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과거엔 공정이 구호였다면 디지털 시대에서는 데이터로써 인사가 공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고객과 직원의 디지털화가 자행의 디지털 전환의 축"이라고 설명키도 했습니다. 
 
이는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형화된 성과찾기가 어렵다는 인식의 결과로 풀이됩니다. 은행 업무도 다양해지고, 새로운 수익을 위한 먹거리 발굴에 나서야 할 시점에서 과거와 같은 정형화된 은행원의 모습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또 혁신에는 실패와 도전들이 용인이 돼야 합니다. 과거처럼 숫자에 함몰됐다간, '백데이터'만 맹신하다 큰 낭패를 만든 DLF 사태를 반복할 공산이 커졌습니다. 사람도 조직도 가지 못한 길을 가기 위해 인사제도 변화를 통해 준비운동을 시작하는 셈입니다.
 
은행 경기가 좋지 않을 거란 전망이 많지만 21대 총선, 미국 대선 등 올해는 정치 이슈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미 정부도 상반기에 SOC사업을 통한 경기 부양책을 밝히고 있는 상태입니다. 당장에 위기는 은행에 닥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찾아올 위험에 대해 은행들은 스스로 몸을 풀고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한 은행 창구 직원들이 고객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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