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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재고떨이’ 로 재미 본 일본차…“파격할인 더 이상 힘들 것”

구형 모델 중심 할인에 한계…불매운동 지속도 악재

2019-12-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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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불매운동 여파로 판매가 급감한 후 파격적인 할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제살깎기식' 공격적 할인을 내년에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차 브랜드들은 연말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토요타코리아는 ‘RAV4’ 가솔린 모델에 500만원을 할인한다. RAV4의 가격은 3540만원부터 시작하지만 할인을 통해 304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경우 300만원, 캠리 하이브리드와 캠리 가솔린 모델은 가격을 200만원 낮췄다.
 
혼다코리아는 연말까지 800대 한정으로 ‘어코드 터보’ 모델 가격을 20% 할인해 309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150만원 상당의 서비스 무상쿠폰도 증정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구입 가격은 더욱 내려간다. 또한 혼다코리아는 전 차종에 대해 10년/20만km 엔진 오일 및 오일 필터 무상쿠폰을 제공한다. 
 
혼다코리아는 연말까지 800대 한정으로 '어코드 터보' 모델을 20% 할인해 309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혼다코리아
 
한국닛산도 현금 구매 기준 ‘패스파인더 3.5 플래티넘’ 구매 시 주유권 1400만원, ‘엑스트레일 4WD Tech’ 모델은 주유권 1030만원 증정이라는 파격 혜택을 제공한다. 렉서스코리아는 특별한 할인 행사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기 모델인 ‘ES300h’에 100만~200만원가량 할인을 하고 있다.  
 
일본차 업체들이 할인에 나선 이유로는 불매운동 이후 판매 급감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닛산은 7월 228대에서 8월 58대, 9월 46대까지 실적이 떨어지면서 한국 철수설까지 제기됐다. 이후 10월 139대, 11월 287대로 회복세를 보였다. 렉서스도 상반기 월 1300~1500대 사이의 판매량을 기록하다가 8월부터 603대, 469대, 456대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혼다코리아는 3월 1457대, 5월 1210대 등 1000대를 넘게 판매하기도 했지만 불매운동 직후 8월 138대, 9월 166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혼다 ‘파일럿’에 최대 1500만원 할인에 나서면서 10월 806대, 11월 453대를 기록했다. 
 
토요타코리아는 'RAV4'에 500만원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토요타코리아
 
다만 일본 브랜드들이 지금과 같은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일본차 업체 관계자는 “일부 차종에 따라 1000만원 이상 할인에 나선 것은 불매운동 여파로 인한 판매감소 요인도 있지만 연말까지 재고를 소모하기 위한 목적이 더욱 컸다”면서 “재고 해소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내년에는 한일 양국 간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신차 출시 계획 등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고가 정책을 펼쳐왔던 토요타와 렉서스도 할인에 나설 만큼 일본 브랜드의 상황이 어렵다”면서 “결국 큰 폭의 할인을 해야 팔린다는 의미인데, 몇 개월 간 구형 모델 위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 만큼 앞으로 지속할 여력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도 “일본차 업체들이 내년부터 신차 출시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데 불매운동 여파가 가시지 않았다”면서 “향후 전략 마련에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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