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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워진다

북미 비핵화협상 파열음…급반전은 가능할까

2019-12-08 17:46

조회수 : 3,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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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탄핵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이 희망을 접고 과거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반면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워진다'라는 말처럼, 지금의 난기류는 내년 봄에 올 '한반도 평화'를 위한 산통이라는 희망어린 기대도 있다. 과연 어느 쪽일까.
 
1. 미국 상황을 들여다보자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한 탄핵조사 등 정치적 난제에 직면해 있다. 그만큼 북한 문제에 집중할 여력도 많지 않아 현재 북미협상은 현상관리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다만 주목할 점은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 작성 절차에 돌입했고, 늦어도 '크리스마스 전'에는 표결한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일단 미 하원은 민주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어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원은 공화당 의원이 더 많아 부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국 경제가 호황을 이어가면서 이번 위기만 잘 관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유력해 보인다.
 
2. 북한 상황을 들여다보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며 '관광대국'의 길로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바로 7일 행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8일 전날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하는 동시에 김 위원장이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불과 2년 전 김 위원장이 ICBM급 미사일 '화성-15호'의 발사를 현장지도했던 것을 감안하면, 노골적으로 '미사일'이 아닌 '관광'을 선택할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관광업의 특성상 외부에서 유입되는 손님이 없다면 유지될 수 없다. 미국의 제재에도 유지된 '쿠바식 관광'을 염두에 두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과거 스위스 유학경험이 있는 김 위원장이 단순히 쿠바식 개방 수준에 만족할 것으로 판단되진 않는다.
 
북한 대미협상 관계자들이 연일 내놓는 대미 강경 발언에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수령영도체제'인 북한 특성을 감안한다면 그들의 발언보다는 수령의 행보에 더 큰 의미가 담겨있다. 김 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이 북한이다.
 
3. 결론
 
현재 상황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유력해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 기껏 열린 미국과의 '대화의 장'을 무위로 덮는 것은 아쉬울 것이며, 재선이 유력한 트럼프 대통령과 감정싸움을 하는 더욱 피하고 싶은 일일 것이다.
 
북한은 크리스마스 직전까지 북미 갈등을 아슬아슬한 선까지 고조시키며 자신의 몸값을 올리고, 막판 화해의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몸값을 올려야 받을 수 있는 것이 많다. 북미협상이 극적으로 해결될 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은 높아진다. 비슷한 시기 미 하원의 탄핵이슈 김을 빼는 것은 일종의 보너스다. 
 
결국 북한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외교적 승리'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관광분야 중심으로 일부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최선의 카드인 셈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북미 양측의 갈등을 적절히 조율하고,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출처/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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