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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음원 사재기’ 공론화가 아쉬운 이유

2019-11-2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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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
 
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이 SNS에 남긴 짤막한 글은 가요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쉽사리 꺼내지 못했던 ‘음원 사재기’에 대한 공론화였기 때문입니다. 실시간 검색어는 박경의 이름으로 도배됐고, 온라인 커뮤니티 역시 그와 관련된 게시물이 즐비합니다.
 
누리꾼들은 그의 SNS가 ‘사이다 발언’이라며 뜨거운 호응을 하고 있습니다. 이 호응은 박경이 지난 2016년 5월 발매했던 싱글 ‘자격지심’ 스트리밍으로 옮겨졌습니다. 결국 ‘자격지심’은 멜론에서 14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대중의 반응은 긍정적이었을지언정 박경이 언급했던 바이브와 송하예, 입재현, 전상근, 장덕철, 황인욱의 소속사들은 모두 불쾌한 심경을 내비쳤습니다. 그리고 “사재기는 사실 무근이다. 아티스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공식입장과 더불어, 몇몇은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음원 사재기가 있는지는 당사자들만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차트 추이가 비정상적이고, 새벽에 유독 스트리밍을 많이 하고, 이제 막 데뷔한 신예 발라더가 ‘음원 최강자’들을 손쉽게 쓰러뜨렸어도 이것들은 모두 정황과 증거일 뿐입니다. 때문에 특정인을 지목해 ‘사재기를 했다’고 저격하는 것은 경솔합니다.
 
제가 ‘음원 사재기 의혹’에 휩싸인 아티스트들과 그 소속사들을 두둔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한 가지 팁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재기는 증거가 없으니까, ‘조작’이라고 단어를 바꾸라고요. 그들은 모두 SNS 마케팅을 이용해 이런 성과를 냈다고 말을 하고 있거든요. 사실 연예계에서 바이럴 마케팅은 아직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뜨거운 화두입니다. 사재기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지금 상황이 조금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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