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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머니 스웩’과의 안녕

2019-11-26 16:59

조회수 :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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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더 콰이엇과 도끼가 일리어네어 레코즈를 만들고, 트랩 비트의 노래를 선보이며 힙합 신에는 새로운 흐름이 생겨났습니다. 바로 ‘머니 스웩’이었죠. ‘머니 스웩’을 쉽게 풀면 돈 자랑입니다. 지하 작업실에서 음악을 시작해 인기 뮤지션이 되고, 부를 축적하는 내용. 리스너들은 호응했고 더 콰이엇은 힙합 신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한 ‘게임 체인저’가 됐습니다.
 
1세대부터 힙합을 좋아하던 사람들은 의아했습니다.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랩으로 풀어내는 것이 힙합 음악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이었는데, ‘머니 스웩’이 유행하며 이 즐거움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으니까요. 너나 할 것 없이 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Mnet 예능 ‘쇼미더머니’가 히트하면서 이 새로운 흐름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힙합 1세대 가리온을 비롯한 많은 래퍼들, 그리고 음악 평론가들은 이 현상에 대해 줄곧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힙합은 곧 머니 스웩’이라는 편견이 생기는 것은 이전의 작법을 따랐던 뮤지션들에게는 족쇄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평론가들에게는 모든 래퍼들이 ‘돈’을 주제로 랩 하는 모습이 좋게 보일 리 없겠죠.
 
2018년 래퍼 뱃사공은 ‘탕아’라는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앨범은 ‘머니 스웩’이 유행하기 전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모두가 겪는 소소한 일상들, 음악을 사랑하는 소시민의 삶이 음악 곳곳에 묻어났습니다. 그럼에도 ‘올드하다’라는 느낌을 주지 않아서 편하게 들었습니다. 이 앨범은 올해 한국대중음상에서 ‘최우수 랩&힙합 음반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뱃사공은 딩고와 컨텐츠를 찍기도 하고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입담을 뽐냈으며, 웹 예능 ‘주X말의 영화’에서 음악 감독으로도 활약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뱃사공은 ‘머니 스웩’과 과거 한국 힙합의 중간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가요계의 트렌드는 빠르게 변해가니까, 뱃사공은 그 흐름의 시작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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