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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인터넷 기업들, 정부에 "데이터 활용하게 해달라" 호소

"데이터 사용 주도적으로 할 수 있어야"…병역특례·정부 클라우드 도입 확대 건의도

2019-11-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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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인터넷 기업 대표들이 정부에 데이터를 좀 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촉구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주요 인터넷 기업 대표들의 간담회에서 기업들은 "개인정보보호를 제대로 하지 못한 기업은 강력하게 처벌하면서 기업이 (개인 동의하에) 데이터를 주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데이터 3법이라 불리는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
 
기업들은 유럽의 개인정보보호규정(GDPR)과 관련해서 일본은 정부가 포괄적으로 승인을 받아 기업들이 유럽에 진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점을 예로 들었다. 한국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기업들이 GDPR 문제를 해결하고 유럽 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데이터 퍼스트'를 강조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과정이 몇 차례만 반복되면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스템이 갖춰질텐데 아직 이러한 법적 기반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왼쪽에서 넷째)과 주요 인터넷 기업 대표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또 인터넷 기업들은 정부의 규제가 지나치게 자세한 점을 지적했다. 기업들은 "큰 원칙뿐 아니라 너무 자세한 부분까지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많아 어려움이 있다"며 "원칙과 목적만 정해주고 기업이 다양한 방법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규제로 인해 차량공유 등의 공유경제 활성화가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급격한 변화보다 새로운 서비스가 기존 서비스와 같이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같이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기업들은 과기정통부가 추진 중인 ICT 규제 샌드박스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줬다. 정부가 ICT 기업들이 기존 규제와 관계없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섰다는 평가다. 이밖에 기업들은 △우수 개발자 유치를 위한 병역특례 확대 △대학의 소프트웨어·인공지능 정원 확대 △기업들의 레퍼런스 확보를 위한 정부의 클라우드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올해 국정감사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번 간담회는 기업 투자를 통한 경제 활력 제고, 규제혁신, 민·관 협력 등 인터넷 업계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여민수 카카오 대표, 김기웅 위쿡 대표,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 최병우 다날 대표,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등이 참석했다. 
 
최 장관은 규제로 인해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에 공감하며 규제 해소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기업이 신기술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혁신을 선도하고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며 "인터넷 기업의 높아진 사회적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으니 상생의 정신도 살려달라"고 당부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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