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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해병대가 귀신 잡으려면, 장비부터 보충해야

2019-10-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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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잡는 해병대라는 말은 6·25전쟁 당시 해병대 최초 단독 상륙작전인 ‘통영상륙작전’ 성공을 목격한 뉴욕 헤럴드 트리뷴지 여성 종군기자 마거릿 히긴스가 해병대의 작전성과를 보고 ‘이들은 귀신도 잡을 수 있겠다’고 표현한데서 유래합니다. 당시 열악한 장비와 병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작전을 성공한 역사는 해병대의 용맹함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다만 귀신을 잡으려고 해도 그에 기반한 장비를 이제는 갖춰야 합니다. 해병대는 본인들의 목표를 국가전략기동군으로 잡고 있는데 입체상륙기동작전을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장비가 필수입니다.
 
현실은 어떨까요. 8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합참이 해병대의 장비 노후화와 미비를 방치해 해병대의 주요 임무, 상륙작전에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최 의원에 따르면 현제 해병대에는 강습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공격헬기가 전무합니다. 해병대는 상륙작전 전개 시 기동헬기로 병력을 실어 거점으로 공중강습작전을 실시합니다. 기동헬기는 병력이 탑승하는 특성상 화력이 낮아 적 대공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공격헬기가 함께 출격해 적의 대공망을 무력화하고 기동헬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최 의원에 따르면 해병대는 공격헬기 소요 제기를 지난 1999년에 했고, 2017년 중기계획으로 전환된 상태입니다. 아직 국내개발이나 국외도입에 대한 결정조차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최 의원은 “현 상태라면 유사시 해병대가 독자적으로 적 거점지역에 대한 공중강습작전을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상륙함을 통해 연안으로 접근한 해병대 병력은 KAAV(수륙양용 상륙장갑차)를 통해 해안부터 거점까지 침투합니다. 하지만 현재 해병대에서 운용하는 KAAV는 해상에서의 속도가 타 국가의 상륙장갑차에 확연히 느립니다. 마찬가지로 2009년도에 해병대에서 최초 소요제기를 했지만 장기 소요로 잡혀있어 전력화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병대에서 운영하는 전차 중 일부(M48A3K)는 미국에서 1959년 생산된 것을 1977년 성능개량해 40년째 사용 중입니다.
 
현 상황에서는 노후된 자산과 미비된 능력으로 작전에 참여해야 합니다.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지난 8월25일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대원들이 육군 치누크(CH-47) 헬기에서 내려 독도에 전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정치부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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