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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식

기차활용법(24)-남북 철도 용어의 현재

2019-10-07 16:42

조회수 : 1,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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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분단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남북 간 언어 속 간극도 조금씩 넓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지속적으로 생기는 외래어나 신조어, 축약어 등의 영향으로 세대 간 언어소통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물며 70년 군사적 대결구도 속에서 남과 북의 언어 사용이 현재처럼 이어지면 미래 세대의 소통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민족의 언어가 조금씩 변하는 과정에서, 민족 문화의 동질성 회복을 목표로 언어 단일화를 위한 노력과 보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남북 공동의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도 남북 관계 경색으로 늦춰지면서 종료 시점이 오는 2022년으로 미뤄진 상태지요. 오늘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철도용어사전을 바탕으로 남과 북에서 쓰이는 철도 용어를 일부 소개합니다.
 
(1)도시교통의 혼잡을 덜고 교통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땅 위에 높은 구조물을 만들어 그 위에 가설한 철도를 우리는 ‘가공철도’라고 합니다. 북에서는? 도시교통의 복잡성을 피하기 위해 보통 지반보다 높은 곳에 구름다리를 놓고 그 위에 놓은 철길을 ‘고가철길’이라고 합니다.
 
한반도 철도의 미래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쓰는 철도 관련 용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서울역 비워진 철길 모습. 사진/조문식
 
(2)차량의 탈선을 방지하거나 탈선 시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행레일에 따라 안쪽에 일정 간격을 두고 부설하는 레일을 ‘가드레일’이라 합니다. 북에서는? 차바퀴가 굴러떨어지는 것을 막는 덧레루입니다. 높이 쌓은 흙 구간 및 강을 끼고 있는 쌓은 흙 구간, 골짜기 등에서 차량이 탈선돼 더 큰 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안전레루’를 놓습니다.
 
(3)다리를 놓는 일을 우리는 ‘가교’라고 하지요. 우리 역시 ‘다리 놓음’이나 ‘다리 놓기’로 순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북에서는 ‘다리놓기’라고 합니다. 전기철도에서 전기기관차나 전차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선을 우리는 ‘가선’이라 하고, 북에서는 줄을 늘이는 것이라 해서 ‘줄늘이기’로 표현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4)우리 ‘객실’은 북에서 ‘손님칸’으로 씁니다. 객실에 갖춘 시설 등을 우리는 ‘객실설비’라 하고, 북에서는 ‘봉사설비’라 하는 부분도 차이점입니다. 보통 유리와 비교해 충격에 견디는 힘이 크고, 깨져도 둥근 모양의 파편이 돼 기차의 창 등에 쓰이는 유리에 대해 우리는 ‘강화유리’, 북은 ‘경질유리’라고 합니다.
 
(5)우리나라 철도 등의 ‘건널목’은 북에서 ‘건늠길’, 건널목에 설치한 교통신호기인 ‘건널목신호기’는 북에서 ‘지킴신호기’라고 합니다. 철도 등에서 폭이 좁은 수로에 놓은 다리를 우리는 ‘구교’라 하고, 북에서는 ‘도랑다리’라고 표현합니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나섰던 우리 측 열차가 지난해 12월18일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남북은 18일간 경의선 개성~신의주 구간 약 400km와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 약 800km를 공동으로 조사했습니다. 사진/뉴시스
 
(6)여객의 승차권 정당 여부 등을 확인하면서 여객이 소지한 승차권을 검사하고 안내하는 것을 우리는 ‘검표’라 하고, ‘표 검사’로 순화할 것은 권장하고 있습니다. 북에서는 ‘표보기’라고 합니다. 우리 ‘수유실’의 경우 북은 ‘젖먹임칸’ 또는 ‘애기어머니칸’으로 적습니다. 우리가 쓰는 ‘대합실’, 북에서는 ‘기다림 칸’이라고 씁니다.
 
*한반도 철도의 미래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쓰는 철도 관련 용어 일부를 적었습니다. 관련 용어의 재정비가 필요한가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우리나라 철도망에 기초한 기차의 종류와 노선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철도 관련 정책은 어디로 가야 할까에 대해 고민하며, 새로운 소식을 들고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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