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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찬

거래소 공시서비스 잇단 도입…왜?

거래 투명성 강화·투자자 보호 외 암호화폐 시장 띄우기 위한 마케팅 목적도

2019-05-3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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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공시 서비스를 본격 도입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의 투명화가 표면에 내세우는 제도 도입 목적이지만 관련 규제가 전무한 국내 상황에서 공시 서비스는 암호화폐 거래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도 기능할 전망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 코빗, 고팍스, 씨피닥스는 블록체인 기업 크로스앵글과 협약을 맺고 공시 서비스를 추진한다. 크로스앵글의 공시 플랫폼 '쟁글(Xangle)'을 활용하는데, 이 서비스는 다음 달 공식 버전이 나온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분석해 사업, 재무현황, 영업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경영진, 지분구조 변동사항, 토큰 거래량, 사업 진척 상황, 리스크 요인 등이 담길 예정이다. 
 
업비트는 홈페이지에 '프로젝트 공시'란을 마련했다. 공시를 원하는 프로젝트가 이메일로 게재를 신청할 수 있다. 지난 15일 모스랜드의 구글 파트너십 체결을 시작으로 지난 27일 기준 13건의 공시가 올라와 있으며, 투자 유치, 토큰 매도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거래소들은 공시 서비스 도입과 관련해 투자자 보호와 투명한 거래 환경 조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공시제도 도입은 겉으로는 '투자자보호' 메시지 전달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마케팅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1년 만에 1000만원을 넘어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이 우상향 곡선으로 회복세에 있는 가운데, 거래 활성화를 위한 거래소들의 자구책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거래소들의 주 수입원은 암호화폐 거래에서 발생한다. 
 
실제로도 암호화폐 거래소가 주체가 된 공시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는 누구나 유동을 추적할 수 있어 지금까지 투자자 등 업계에서 해당 암호화폐에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해왔다"며 "실제 한 거래소에 상장될 코인 지갑 생성을 선 추적해 미리 해당 코인을 구입해 놓은 사례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들의 공시 서비스는 보여주기 위한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며 "어떤 신뢰받을 만한 기관의 인증을 받거나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들의 공시 서비스는 정부의 암호화폐 관련 규제 공백과도 관련이 있다. 현재 국내 ICO(암호화폐공개)는 금지돼 있으며 정부는 어떠한 암호화폐 규제도 만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거래소 공시 서비스는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전무한 상황에서 시장 띄우기를 위해 거래소들의 안간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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