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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신제품 트렌드)라면 시장, 뉴트로 감성 더하다

가격 내리고 제품 맛·패키지 변화 시도…젊은층·기성세대 두루 공략

2019-03-07 14:31

조회수 : 7,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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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최근 '뉴트로(newtro)' 콘셉트가 하나의 사회문화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인 뉴트로는 '옛것을 새롭게 즐긴다'는 의미를 지닌다. 국내 라면 시장에서도 이러한 뉴트로 콘셉트를 적용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여러 세대를 동시에 공략한다.
 
라면업계 1위 농심은 지난달 말 '해피라면'을 출시했다. 앞서 이 제품은 '해피소고기라면'이란 이름으로 지난 1982년 처음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같은 해 출시된 '너구리'가 현재 농심의 주력 제품 중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해피라면'은 1990년대 초 단종됐다.
 
농심은 첫 출시 당시 100원이었던 '해피라면'의 가격 경쟁력을 다시 내세워 이번에 '순한맛'과 '매운맛'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이번 '해피라면'의 소비자가격은 700원으로 유통업체의 PB(Private Brand) 상품을 제외한 국물 라면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제품 패키지도 첫 출시 당시의 디자인을 그대로 표현했고, 5개입 패키지에는 '그때 그 라면 다시 돌아왔다!', '추억의 맛! 해피한 맛!'이란 문구를 넣어 기존 제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도록 했다.
 
지난달 초 농심이 출시한 '신라면건면'도 기존 제품인 '신라면'을 재해석한 제품이다. '신라면건면'은 1986년 출시 이후 국내에서 대표적인 매운맛 라면으로 성장한 '신라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바꾼 제품이다. 제품 패키지는 '건면'과 튀기지 않았다는 뜻의 영문 표기인 'Non-frying'이란 단어를 가장 크게 표현해 기존과는 다른 특성을 강조하고 있다.
 
'해피라면 순한맛' 제품 이미지. 사진/농심
 
삼양식품은 본격적인 비빔면 성수기인 여름이 오기 훨씬 전인 이달 초 뉴트로 콘셉트의 디자인을 반영한 '튀김쫄면'을 선보였다. '튀김쫄면'은 쫄면의 쫄깃한 식감을 내기 위해 면에 감자전분을 넣었고, 태양초 고추장과 식초 등 기본적인 쫄면 양념에 사과 농축액, 배 농축액 등을 넣어 새콤달콤한 맛을 강조했다. 특히 쫄면과 튀김을 곁들여 먹는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고소하면서도 바삭한 튀김을 후레이크로 넣어 쫄깃한 면발과 함께 먹도록 했다.
 
앞서 삼양식품이 지난 1월 출시한 '튀김칼국수'도 뉴트로 콘셉트가 적용된 제품이다. 제품 패키지에는 1970~80년대를 연상시키는 서체가 표현됐다. 제품 맛은 전통시장 대표 음식인 칼국수에 튀김 고명을 얹어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멸치와 대파를 우려낸 깔끔하고 깊은 육수에 튀김을 고춧가루로 버무린 튀김 후레이크를 넣어 칼칼한 맛을 낸다. 또 계란, 김, 깨 등 후레이크가 풍성하게 들어있고, 실제 칼국수 면발과 비슷한 식감을 내기 위해 넓적한 면을 적용했다.
 
'튀김쫄면' 제품 이미지. 사진/삼양식품
 
팔도는 '팔도비빔면' 출시 35주년을 기념해 '괄도네넴띤'을 출시했다. '괄도네넴띤'은 멍멍이를 '댕댕이'로 표기하는 것과 같이 기존에 있던 단어를 비슷한 모양의 글자로 변형하는 방식으로 지은 이름으로 '팔도비빔면'을 의미한다. 이러한 조어 방식은 SNS 등에서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한다. 팔도는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재미로 사용한 단어로 실제 상품을 만들었다.
 
젊은 층의 소비자를 타깃으로 제품 패키지도 뉴트로 콘셉트를 적용했다. 제품 패키지 자체가 35년의 '팔도비빔면' 역사를 상징하는 엠블럼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고, 기존에 제품을 상징했던 파란색이 아닌 하얀색으로 패키지 바탕도 변화를 시도했다. 제품 맛은 기존 '팔도비빔면'과 비교해 5배 정도 더 매운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더 매운맛을 내기 위해 멕시코 고추인 할라페뇨 분말과 홍고추를 넣었다. 매운 정도를 표현하는 스코빌 지수는 2652SHU에 이른다. 
 
이번 제품은 500만개 한정으로 판매된다. 우선 온라인에서 1차로 10만개, 2차로 6만개 물량이 공급된 이 제품은 각각 출시 당일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팔도는 오프라인까지 나머지 물량을 판매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앞으로도 팔도는 '팔도비빔면' 한정판 제품을 지속해서 출시해 계절과 연령층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브랜드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지난 1984년 출시된 '팔도비빔면'은 차갑게 먹는 라면 시장을 개척한 비빔면의 원조 제품이다. '만능비빔장', '비빔밥'으로 브랜드를 강화하는 마케팅을 진행했으며, 지난해 출시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억개를 돌파했다. 
 
'괄도네넴띤' 제품 이미지. 사진/팔도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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