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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식

(여기는 경기)수원 골든프라자 상가건물 화재 현장에서도 만난 소방관을 위한 '컵라면'

체력 소모 많은 현장에서 컵라면 외에 좀 더 나은 음식은 볼 수 없을까?

2018-12-01 19:59

조회수 :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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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11월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올해의 마지막달이 다가온다고 생각하니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어 지인들에게 안부 연락도 하면서 한주 일정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수원에 있는 대형 상가건물에서 불이 났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수원 골든프라자 상가건물 화재 현장. 사진/조문식
 
주말을 앞두고 오후 4시가 넘은 시간, 경기도청이 있는 수원에서 발생한 화재 관련 소식을 듣고 제 마음도 좀 급해졌습니다. 일단 건물 이용객들이 신속하게 대피했고, 소방 등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사망자 없이 정리됐습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화재 현장은 도청과 수원역 사이쯤 있는 곳이었습니다. 현장으로 가는 길은 매캐한 연기가 자욱했습니다. 혹시라도 소방관들의 화재 진화에 방해가 될까 싶어 조용히 주변을 살펴봤습니다. 다들 너무나도 힘들게 화마와 싸우는 현장에서 이번에도 안타까운 장면을 보게 됐습니다.
 
수원 골든프라자 상가건물 화재 현장. 사진/조문식
 
소방관들은 이날도 ‘살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현장을 뛰고 있었습니다. 저녁 7시가 넘도록 연기는 뿜어져 나왔고, 이는 소방관들의 정리 덕분에 조금씩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해 준비된 음식은 너무나도 초라했습니다. 이날 제가 본 메뉴 역시 ‘컵라면’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진을 한 장 찍어도 되겠냐”고 물어보자 돌아온 대답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네, 아…. 그런데 지금 올리시면 좀 곤란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왜일까요? 바로 “‘화재 진화 중에 음식이나 먹고 다닌다’는 지적이 나올까 봐”서랍니다.
 
수원 골든프라자 상가건물 화재 현장에서 본 소방관들을 위한 컵라면. 사진/조문식
 
남들은 다들 식사를 하거나 마쳤을 저녁 7시가 넘은 시간, 몇 시간째 현장을 뛰다가 컵라면 한 그릇 먹는 것을 비판받을까 봐 조심해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예전에 부산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컵라면을 먹는 소방관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제가 음식의 질을 놓고 따지자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체력 소모가 극단적으로 많은 이런 현장을 대비해 컵라면 외에 좀 더 나은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지나친 의견일까요? 솔직히 끓인 라면 위에 치즈라도 한 장 올려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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