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이승국

콩트 제목 : ‘일본어를 사랑한 대한민국 국회의원들’

2018-11-08 15:23

조회수 : 6,86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야지’, ‘겐세이’. 일본어를 공부하자는 게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일본어를 왜 꺼내는 걸까.
눈치 빠른 이들은 감 잡았을 것이다.
이는 일본 국회가 아닌 대한민국 국회에서 의원들이 주고받은 단어다.
특히 야지는 지난 7일 국내 한 포털 온라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일본어 야지우마의 준말로 야유와 놀림을 뜻하는 야지.
역시 견제를 뜻하는 일본어 겐세이.
 
만약 일본어를 사랑한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란 제목의 콩트가 있다면 주연은 바로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일 것이다. 조연은 같은 당 조경태, 장제원,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이은재, 장제원, 권성동 의원. 사진/뉴시스.
 
 
사태는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이은재 의원이 불을 붙였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질의를 여당 의원들이 방해한다며 야지란 단어를 사용했다.
이어 장제원, 조경태, 민주당 박홍근 의원도 같은 단어를 써가며 공방을 벌였다.
무려 40분 동안이나. 이를 지켜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시간을 시급으로만 따져도 엄청난 경제 손실이다.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을 지..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에서 당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설전을 벌이다 자신을 제지하는 유성엽 평화민주당 의원에게 중간에 겐세이놓지 말라고 말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국적을 의심케 하는 단어 사용뿐 아니라 최근 마무리 된 올해 국정감사 역시 실망스러웠다.
경제정의실천연합도 지난 2일 올해 국감에 대해 맹탕’, ‘겉핥기국감이었다며 낙제점수준으로 평가했다. 국감 정책 자료 등을 평가한 결과에서도 역대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언제는 안 그랬냐?’는 반문들이 필자의 뇌리를 두드린다. 아프고, 답답하다. 그런데 실화.
 
얼마 전 문희상 국회의장이 이런 얘기를 했다. “임기 동안 단 1%라도 국민의 신뢰를 더 얻을 수 있다면,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랜만에 자숙어린, 그리고 공감되는 얘기다.
그런데 상당수 국회의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1% 가 아니라 ‘1% 라도신뢰를 얻어 보라고.
  • 이승국

  • 뉴스카페
  • email